北 핵미사일 고도화 전략에 좁아지는 南 선택지
작성자 북민위
작성일 2017-06-1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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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개다. 첫째, 문재인 정권을 시험해 본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 일환이란 거다. 사건은 하나인데 해석은 두 개, 무엇이 맞을까? 전자는 군사적 의미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논리이고 후자는 북미간 갈등의 소재로만 미사일 도발을 관찰한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일련의 미사일 실험이 지목하는 현실의 결과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잠시 고조됐던 4월 위기설이 북한의 핵 실험 자제(?)로 넘어가나 싶더니 미사일 발사만큼은 참지 않겠다는 일종의 북한식 분풀이인가?

해석은 전략적 가중치를 어디에 두냐에 따라 바뀔 수 있으나 연이은 실험이 가리키는 곳은 단 하나. 핵 투발(投發) 수단의 고도화다. 어느 정도 핵 능력의 수직적 확산(핵 능력의 고도화)에 성공했으니 미사일의 수직적 확산을 도모하자는 거다.

핵과 미사일은 하나의 전략적 패키지다. 그 결과 핵과 미사일 실험은 병행적 병렬적 관계에 있다. 미국이 실질적이고 임박한 위협으로 평가하는 현실적 척도는 미사일 역량이다. 한 자리에 머무는 한, 핵은 지리적 봉쇄를 통해 경계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미사일탄두에 실린 핵은 지구상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위협은 없다.

지난 5개월 동안 북한은 9회의 미사일 실험을 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네 번의 발사 성공은 갑자기 이뤄진 일이 아니다. 3월 6일 스커드 미사일의 개량형인 스커드-ER 4발을 쏘아 올린 후 5월 14일엔 중거리미사일(IRBM) 화성 12(KN-17) 발사를 성공시켰다. 두 달 사이 5번의 실패 끝에 얻은 성과였다. 그 후 약 일주일 간격으로 시험한 미사일 발사(21일, 27일, 29일)는 북한의 미사일 의지가 얼마나 견고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 준중장거리급(MRBM) 탄도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의 성공적 실험을 통해 한반도와 일본, 괌, 하와이 등 동북아 권역의 긴장도를 고조시켰다. 미국이 북핵 억지에 집중할 때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응수하는 모양새다.

규칙적인 실험으로 북한이 얻고자 한 최고의 군사적 전략적 목표는 무엇이었을까? 명중률 향상이다. 그간 북한 탄도 미사일의 치명적 약점은 탄착지 오차가 최대치 2km까지 된다는 것이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1980년대 수입한 이집트의 스커드 미사일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자체 개발하다 보니 최종 정확도를 확보하는 결정적 기술을 국산화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다.

포탄은 발사체의 밀어내는 힘에 의해 일정한 수학적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기 때문에 탄착지를 비교적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은 몸체에 달린 로켓 추진력으로 중력을 거슬러 비상하는 물체이기에 목적지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선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북한은 기술적 한계를 연이은 실험으로 개선하고 있는 것이다. 추진 연료의 변화, 즉 액체에서 고체로 바꾸는 실험 결과치는 ‘덤’이다.

이처럼 북한은 전략적으로 핵 패키지의 완성이라는 수직적 확산 경로를 또박또박 밟아가고 있다. 미사일이 외부의 정치적인 관계에 따른 흥정의 대상이 안 된다는 건 지난 30여 년간 북한 핵 개발의 역사가 보여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선택적 옵션으로 상호 무관하게 개발해 온 것이 아니다. 고도의 전략적 계산을 갖고 병렬적 순차적으로 도발을 지속해 온 것이다. 추가 핵실험을 하든 안 하든 북한의 핵 능력을 바라보는 의심의 시선은 이젠 사라지고 없다. 사실상 현실화된 핵 역량 앞에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는 좁아질 대로 좁아져 버렸다.

4월 위기설은 북한 핵의 수준이 얼마나 고도화 됐고 한국은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주는 한편의 시트콤과 같다. 더구나 미사일 도발로는 안보리가 더 이상의 추가제재를 결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핵 제재에는 미사일 도발도 상정한 모든 리스트가 포함됐기에 미사일 도발만으로 추가적인 실질적 제재안을 마련하기란 요원하기 때문이다.

이래나 저래나 북한은 자신만의 시간표대로 최종 전략적 목적지를 향해 성큼 나아가고 있다. 한국은 대화로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그것이 ‘자못 궁금하다’는 상투적 결론은 한가하고 무기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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