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0-10-14 06: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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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련 사진과 핵무기 등 전략무기 사진 자취 감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북한의 고립이 가속되는 가운데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이 중국의 대표 지도자였던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과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사진을 철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사진 대신 김일성 등 북한의 김씨 3대 부자의 사진이 게시돼 대북 지원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 북한대사관 정문 바로 옆의 대형 게시판에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3대 지도자의 독사진과 현지 지도 사진이 걸려있다.
북한대사관은 지난 4월부터 김일성과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회동 사진을 내걸어 북중 우의 강조해왔다.
하지만 무려 6개월간 이들 사진을 바꾸지 않다가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즈음해 김씨 3대 사진으로 교체한 것이다.
김일성 사진에는 '조선 노동당 창건자이자 조선 인민의 영원한 영수', 김정일 사진에는 '조선 노동당의 영원한 총서기', 김정은 사진에는 국무위원장 등 공식 직함과 함께 '경애하는 최고 지도자 동지'라는 호칭이 곁들여 있다.
흥미로운 것은 게시판 상단에 김씨 3대 부자의 독사진이 각각 내걸리고 그 하단에는 현장을 방문해 북한 주민들을 위문하는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사진 아래에는 지난 8월 홍수 때 직접 수해 현장을 방문한 사진과 함께 아동 병원, 교원대학 등을 시찰한 사진이 걸려있다.
중국과 관련된 사진들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예전에 단골로 등장했던 핵무기 또는 미사일 등 전략 무기들도 자취를 감췄다.
주중 북한대사관의 게시판 사진은 북한 정권에 아주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바꾼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씨 3대 부자의 시찰 사진으로 만 게시판을 채운 것은 중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소지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 비핵화 협상의 결렬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한국 또한 함께 묶어 비난해왔으며 유엔 대북 제재 해제와 대규모 경제 지원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해서도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이 힘든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과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밀수 단속까지 강화하자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노동당 창건 75주년을 즈음해 사진을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북중 최고지도자 간 우의를 강조하는 사진 대신 김씨 3대 부자 사진이 등장한 것은 자력갱생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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