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쇼크’ 오나…쌀값 1만 3000원대, 달러 3만원대 찍어
  • 북민위
  • 2025-07-11 06: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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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주춤하는 듯 했던 북한 시장 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북한 시장의 쌀 가격은 2009년 북한 화폐 개혁 이후 처음으로 1만 3000원대를 찍었다. 북한 내부에선 주민 생활과 동떨어진 당국의 통제 정책으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내부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kg에 1만 2000원대를 기록했던 북한 시장 쌀값이 이달 초 다시 최고치를 갱신했다.

실제 지난 5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1만 35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달 22일 쌀값(1만 2000원)에서 12.5% 급등한 수치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수준으로 쌀값이 크게 올랐는데, 양강도 혜산시의 한 시장의 경우 5일 쌀 1kg이 1만 37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1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밀·보리 등 대체 작물 수확으로 가격이 주춤했던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5일 평양 시장에서 옥수수 1kg이 4400원에 거래돼 직전 조사 때보다 10% 올랐고, 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의 시장의 옥수수 1kg 거래가는 4500원으로, 2주 만에 18.4%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시장환율도 역대 최고치로 상승했다.

본보의 조사 결과 5일 평양에서 1달러는 북한 돈 3만 7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달 22일 당시 평양의 원·달러 시장환율인 2만 7500원보다 11.6% 상승한 것이다.

신의주와 혜산 등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코로나 이전부터 수년간 8000원대의 가격이 유지됐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무역이 회복되고 당국의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으로 인해 외화 수요가 많아진 데다 북한 주민들의 월급 인상까지 여러 가지 요인으로 2024년 상반기에 1만 2000원대로 크게 급등한 바 있다.

이후 지속 상승세를 보인 북한 원·달러 시장환율은 지난해 12월에 2만원대를 넘어섰고, 지난 5월 이후 매달 20% 가까이 상승하며 가장 최근에는 3만원대까지 돌파했다.

원·위안 환율도 역대 최고치로 상승한 상태다. 5일 신의주와 혜산의 북한 원·위안 시장환율은 각각 4150원, 42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한 시장에서 위안 환율이 4000원대까지 치솟은 것은 본보의 조사 시작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외화 환율이 이렇게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북중 간 밀무역이 증가하고 있는 점 ▲북한 내 월급 인상 이후 현금 유통량이 많아지고 북한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점 ▲북한 당국이 물가 상승을 억압하기 위해 식량 판매나 환전 등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내부에선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당국의 일방적인 시장 통제 정책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평양 소식통은 최근 장마당 상인들의 상행위에 대한 통제가 심화하면서 장마당에 나가기보다는 집이나 제3의 장소에서 은밀하게 물건을 사고파는 일이 대폭 증가했고, 이로 인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고 증언했다.

한편, 외화 환율이 상승하고 북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입 물가도 일제히 급등한 상태다. 5일 평양에서 휘발유, 경유, 식용유, 설탕, 밀가루 등 대표적인 수입 재화 가격은 2주 전보다 10%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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