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7-10 07: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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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과 가까운 북한 양강도 혜산시 농촌 산골 지역의 학생들이 거머리 잡기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머리 잡기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학교 대신 논밭과 강변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요즘 혜산시 산골 논밭과 압록강변에 거마리(거머리)를 잡는 아이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며 “농장원 부모들이 농사일로 받는 분배보다 거마리를 잡는 게 돈이 더 되니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지 않고 거마리 잡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거머리는 주로 벼를 심은 논이나 도랑 주변, 강변 수로 등에서 잡을 수 있고, 집중 채집 시기는 5월부터 10월까지다.
이렇게 잡은 거머리는 ‘데꼬’라 불리는 중간 매수업자와 밀수업자를 거쳐 중국으로 수출된다.
개별 주민들이 잡아 말린 거머리를 데꼬들이 10g당 중국 돈 6위안(한화 약 1140원)에 사들여 8위안에 내놓고, 이를 밀수업자들이 사서 9~10위안으로 쳐서 중국에 넘긴다는 설명이다.
6위안은 북한 시장에서 쌀 2kg 정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라는 점에서 꽤 쏠쏠한 수입원이 되다 보니 농장원들도 일이 끝난 뒤 논밭이나 강변에서 거머리 잡기에 나서고,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거머리 잡기에 내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논에서 나오는 묵직한 거마리는 ‘돼지 거마리’로 불리는데, 단가가 비싸 은근히 돈이 된다”며 “거마리 잡기에 매일 나서는 아이들은 3~4개월 동안 중국 돈 1000위안 정도는 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장원 부모가 1년간 농장에서 일하고 받는 분배량으로는 보통 세 식구가 4달 정도 먹으면 바닥이 나는데, 거마리로 1000위안을 벌면 그 돈으로 6개월 넘게 먹고살 수 있어 생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요새 혜산시 외곽의 농촌 지역과 압록강변에는 거머리 잡기에 나선 학생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압록강변의 경우에는 자칫하면 국경경비대의 단속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단속을 피해 가며 조심조심 거머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거마리를 잡으려면 돌을 들춰가며 이곳저곳을 뒤져야 하는데 압록강변 일대는 모두 국경경비대 단속 구간이라 걸리면 문제 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아이들이 몰래 강변에서 거마리를 잡다가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들키면 ‘조용히 거마리만 잡겠다’며 통사정을 하는데, 군인들은 아이들이 이렇게 사정해도 ‘밖(국경 너머)에서 이런 것을 보면 벌레 잡아먹는 조선(북한) 사람들이라고 신문에 나지 않겠냐’며 소리를 지르며 쫓아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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