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행장 동원된 학생들… 낫에 베이자 담뱃재로 대충 처치"
  • 북민위
  • 2025-07-05 06: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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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공군 비행장 정비 작업에 인근 고등학생들이 집단 동원되고 있다. 학생들은 휴식 시간은커녕 기본적인 식수도 없이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을 인용해 평안북도 태천군의 공군 비행장 제초 작업에 인근 고급중학교 1~2학년 학생들이 매일같이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고급중학교는 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한다.

학생들은 오전 수업만 마친 후 작업 현장으로 이동해 해가 저무는 저녁 8시쯤까지 맨손으로 낫을 들고 풀을 베고 있다고 한다. 장갑과 같은 기본적인 보호장비는 물론, 제대로 된 휴식 시간도 없이 계속 작업에만 투입되고 있다. 물도 제공되지 않아 일부 학생들은 탈진 증세를 보이고, 일부는 물을 마시기 위해 인근 집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업 도중 다치더라도 응급약을 제공받을 수도 없다. 소식통은 “지난달 29일 한 학생이 작업 도중 낫에 손가락을 베여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군의관이 지혈제나 소독약이 아닌 담뱃재를 상처 부위에 바르는 식으로 응급 처치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던 교원들마저 비위생적인 처치에 경악하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며 “이 학생은 담뱃재 처치 외에 별다른 조치 없이 그냥 귀가했고, 학생의 부모가 약을 구해 치료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태천 비행장에 상주하는 공군 병력이 있음에도 학생들이 매일같이 동원되는 이유는 부대 시설 관리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해마다 부대 인근 학교 학생들이 군인들 대신 비행장 눈 치우기와 풀 뽑기에 동원되는 것이 관행이 됐다”며 “이미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지만 대부분 학교들이 공군 부대로부터 조금씩 지원을 받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 노력이 없으면 비행장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냐”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데일리NK는 “10대 학생들이 (군 시설 관리에) 동원되는 현실은 유엔(UN) 아동권리협약 준수 의무가 있는 북한의 열악한 아동 인권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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