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TV, '러시아 문화' 프로그램 확 늘어…"친밀감 높이려는 듯"
  • 북민위
  • 2025-07-05 06:25:06
  • 조회수 : 4
이미지 확대러시아 모래조각축전
                                                                 러시아 모래조각축전

북한 조선중앙TV가 최근 러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방영을 늘리는 추세여서 눈길을 끈다.

5일 연합뉴스가 분석한 조선중앙TV 편성표를 보면 북한은 지난 1년간(2024년 7월 2일∼2025년 7월 3일) 105편의 '국제생활' 프로그램을 송출했다.

국제생활은 통상 화·목·일요일 오전 11시 전후로 방영되는 해외 문화 소개 코너다.

1년간 방영된 105편 가운데 제목에 '로씨야'(러시아)가 포함된 경우는 35건(재방송 포함)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공예품들을 발전시켜나가는 로씨야 사람들', '로씨야의 전통적인 차 축전', '로씨야의 여러 지역을 찾아서', '문화유산을 귀중히 여기는 로씨야 사람들' 등이 대표적으로, 같은 내용이 여러 차례 재방영됐다.

제목에 러시아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내용상 바이칼 호수 등 관광 명소를 다룬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40여편이 러시아와 관련됐다.

이미지 확대러시아 모래조각축전
                                                                      러시아 모래조각축전

2023년 7월 1일∼2024년 6월 30일 국제생활 108편 가운데 러시아를 전면에 다룬 건 28편이었고, 2022년 7월 1일∼2023년 7월 2일 국제생활 61편 중 제목에 러시아가 들어간 건 4편에 그쳤다.

북한과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해 6월 평양 방문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이후 북한TV에 러시아 문화 소개가 잦아진 것이다.

북러는 이후 군사적으로 노골적으로 밀착하고 있고 경제·교육·문화·보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도 거리낌 없이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상자가 대거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한 내부 불만을 희석하고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 문화 노출을 늘렸다고 해석한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주민들의 불편한 정서를 다독이기 위해 모두가 시청하는 중앙TV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 보도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북러 간 동맹을 공고화하기 위해 체질을 바꿔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남한발 한류 확산을 차단하고자 대안으로 러시아 문화를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당국은 2020년 말 한국 영상물 시청자에게 최대 징역 15년 형을 선고하게 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는 등 정신 무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는 언어와 외모가 달라 북한 주민들이 선뜻 친숙해지기 어려운 만큼 대중매체를 활용해 러시아에 대한 이질감을 줄이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