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10대들 휴대전화 전자결제 소비 확대되자 ‘화들짝’
  • 북민위
  • 2025-06-24 11: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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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중심구역 고급중학교 일부 학생들이 올해 1월부터 6월 초까지 손전화(휴대전화)를 통해 150회 이상 송금 및 결제한 사례가 다수 포착되자 평양시 안전부가 긴급 단속에 나섰다. 전자결제 자율화 풍조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라 교양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시 안전부는 지난 16일 손전화 전자결제 자율화 풍조가 청소년들에게 비사회주의적 영향을 끼친다며 이를 경고하는 준법 교양자료를 구역별 안전부를 통해 각 학교 청년동맹과 소년단 지도원들에게 배포했다”며 “이는 평양시 안전부와 교육부가 올해 상반기 고급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의 전자결제 실태를 집중 검열한 결과에 따른 조치”라고 전했다.

교양자료에는 모란봉구역과 중구역 등 간부층 자녀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월평균 22~25회 수준의 휴대전화 송금 및 결제 사례가 확인됐고, 총 건수는 반년 만에 150회를 넘겼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결제처는 학교 앞 매점, 장마당(시장), 사설 오락실 등으로, 음료수·간식·게임 비용 결제가 중심이었다.

시 안전부는 일부 학생들이 이러한 소비 행태를 자연스럽게 여기거나, 돈이 많은 또래끼리 패거리를 형성하는 풍조가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교양자료에는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방식이 선열들의 자력갱생 혁명정신 계승을 희석시킨다”며 반드시 차단해야 할 문제로 명시됐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 학교 담당 안전원들은 각 담당 학교에 ‘청소년 소비생활 자율조사표’를 배포하고, 7월부터 주 생활총화 시간에 학급별 보고와 집체 점검을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학교가 소비 자랑터가 아닌 학습과 교양의 공간임을 재인식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휴대전화 결제를 통한 일상적 소비까지 무조건 ‘비사회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현실 인식이 부족한 대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학부모들은 “지금 아이들의 소비 행태는 비사회주의 현상이라기보다 전자결제에 대한 호기심, 신기함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중구역 은행에 부모와 함께 와서 저축 계좌를 개설한 10대 청소년 고객 수가 작년보다 늘었고 예금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부 청소년층이 저축 등 개인 자산의 효율적 관리에도 관심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부모들 속에서는 ‘무조건적인 통제보다는 자율 소비를 사회주의 질서 안에서 조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 ‘청소년을 단속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건전한 교양의 주체로 길러내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실은 변하고 있는데 어른들만 과거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있다”며 “청소년 전자결제 소비문화는 억제할 게 아니라 올바르게 유도할 문제인데 통제 대상으로 보고 모든 걸 누르려 한다면 오히려 청소년들의 반발심만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의 전자결제 소비 확대는 사회주의 금융 질서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통제로 일관하기보다는 융통성 있게 수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북한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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