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 지옥…총동원 기간에 이동하다 걸려 단련대까지
  • 북민위
  • 2025-06-07 04: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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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모내기 총동원 기간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하게 통제하면서 단속돼 단련대에 끌려가는 사례도 속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11일부터 25일까지 보름 동안 농촌 총동원령이 내려지면서 이 기간에 오후 2시 이전에는 누구도 길을 지나다닐 수 없도록 강력한 단속이 이뤄졌다”며 “안전원들과 규찰대원들이 도로 곳곳에서 이동하는 주민들을 검문했고, 적발되면 단련대로 보내졌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매년 모내기와 추수 시기에 농촌 총동원령을 내리고 전 사회적 인력 동원을 실시한다. 여기에는 전체 주민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사전 허가 없이 불참했을 시에는 비판이나 처벌의 대상이 된다.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주민이 총동원돼 ‘밥숟가락을 들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논밭에 끌려 나왔다’는 말이 나왔다. 무엇보다 올해는 강력한 이동 통제에 낮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주민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에는 모내기 총동원 기간 이동 통제에 단속되면 인근 농장에 끌려가 3~4시간가량 농사일을 하다 풀려났지만, 올해는 농장도 모자라 단련대에까지 끌려가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안주시의 30대 주민 A씨가 친척이 뇌출혈로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친척 집에 가다가 단속에 걸려 단련대에 끌려가는 일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또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B씨가 친척 집 방문 차 평안남도에 와 있다가 ‘다른 도(道) 주민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외출했다가 단속돼 단련대에 끌려가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B씨는 여행증명서를 소지하고 있고 숙박 등록도 정상적으로 마친 상태여서 이틀 만에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씨와 달리 여행증명서 없이 평안남도를 방문했다가 단속된 주민들은 불시 보름 가까이 단련대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뇌물까지 건넨 뒤에야 풀려났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타지역에서 왔다가 운 나쁘게 단속에 걸려 단련대 생활을 하고 돈까지 쓰는 이중고를 겪은 사람이 많았다”며 “매년 농촌 총동원 기간이면 모든 주민들이 생계를 뒤로하고 농사일에 내몰려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북한 내부에서조차 모든 주민이 생업을 포기하고 농사일에 매달려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농촌 총동원 기간이 되면 모두 한꺼번에 동원되는데 이렇게 하면 피로가 누적돼 작업을 대충하게 되고 생산성도 떨어진다”며 “사람들은 차라리 두 조로 나눠 7~8일씩 교대로 일하게 하면 효율도 높고 피로도 줄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평안북도 안주시, 문덕군, 대동군, 평원군 등 평안남도 전역 농촌들에서는 대부분 모내기가 결속된 상태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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