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6-03 05: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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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담화와 논평, 보도 등 공식 매체에서 ‘괴뢰 한국’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강원도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의 낙하 사고 소식을 전하는 노동신문‧중앙방송 기사를 끝으로 관영 매체에서 한 달 넘게 ‘괴뢰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북한 매체에 실린 외무성 미국연구소 비망록, 국방성 정책실장 담화,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담화, 군사논평원‧국제안보문제평론가 기고 등에서 모두 ‘한국’으로 호칭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북한 노동당 상부의 지시 때문이다. ‘괴뢰 한국’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이에 북한의 각종 담화와 논평 등에서 이러한 지시가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반영하듯 김정은도 지난달 25일 구축함 ‘최현호’ 진수식 연설에서 ‘한국’, ‘한국군’ 등의 표현을 썼다.
‘괴뢰’라는 표현이 아무리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고 해도 남북의 ‘민족’ 관계를 북한 주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측면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괴뢰(傀儡)는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인형을 뜻하는 한자어다. 북한의 조선말 사전에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들에게 예속되어 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 또는 그런 자들의 정치적 집단’이라는 풀이가 가장 먼저 나온다.
북한은 한국이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취지에서 그동안 ‘괴뢰 한국’이라는 표현을 써 왔는데, ‘민족 반역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주장한 ‘적대적 두 국가 관계’와 상충된다. 김정은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했고, 이후 ‘남조선’ 표현이 사라졌다.
대북 소식통은 “괴뢰라는 표현 자체가 민족 또는 동족 관계를 자연스럽게 연상시키는 용어”라며 “괴뢰 한국 사용 중단은 주민들에게 남북이 한 민족이라는 인식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을 특수하게 취급하거나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과 러시아, 미국처럼 그저 ‘한국’일 뿐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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