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내기하고 기진맥진해 있는데 불시 전자기기 검열 들이쳐
  • 북민위
  • 2025-05-30 05: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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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양시 보위부가 모내기 총동원 기간에 예고도 없이 전자기기 검열에 나서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시 소식통은 “평양시 보위부가 지난 18일부터 갑자기 ‘전자기기 등록 실태 검열’이라고 하면서 주민 세대뿐만 아니라 공장·기업소들에도 들이닥쳐 전자기기에 대한 불시 검열을 벌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위부는 이번 검열이 사회주의 제도 보위 차원에서 조직된 것이며, 지난 4월 말까지 완료됐다고 보고된 전자기기 등록 결과를 실제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열은 단순히 전자기기에 등록 스티커가 부착돼 있는지 점검하는 수준이 아니라 전자기기로 어떤 내용의 콘텐츠를 봤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로 검열조에는 ‘기술조’로 불리는 기록 복원 전문 인력들까지 포함됐고, 이들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내부 저장 장치까지 열어 시청 및 청취 기록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다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은 시간에 검열을 받은 일부 주민 세대는 기기의 전원을 켜지도 못한 채 봉인 상태나 등록 스티커 부착 여부만 확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검열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중앙대학 기숙사에 거주하는 청년들이었다. 대부분 개인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등록하지 않은 채 사용하다 단속된 사례가 많았다.

특히 일부 기기에서는 한국의 대중음악과 드라마 편집본이 저장돼 있었는데, 해당 기기를 가지고 있던 대학생들은 1차 경고 조치와 함께 강한 사상교육 대상으로 분류됐다.

평양시를 대상으로 한 이번 검열에서 단속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일단 현재로서는 중구역으로, 불법 영상이나 음원을 보유해 적발된 전체 건수의 약 25%가 이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가 된 콘텐츠는 한국의 대중가요나 댄스 영상, 드라마, 유튜브 쇼츠 스타일의 편집 영상 등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시 보위부는 이번 검열에 대한 내부 집중 토론에서 중구역은 기숙사 밀집 지역인 동시에 외부 접촉 통로가 많아 외부 문화 접근 속도가 빠른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히 검열을 확대 시행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고 전했다.

시 보위부는 중구역을 비롯해 평천구역, 대성구역 일부 아파트 주민 세대에 대해 검열을 먼저 진행했는데, 이 같은 전자기기 검열 소식이 삽시간에 평양 전역으로 퍼져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국적으로 모내기 총동원 시기라 낮에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와서 쉬어야 하는 시간에 불시 검열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요즘 모내기로 허리를 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들이닥쳐 검열하니 사람들은 몸도 마음도 더 피곤하다는 말을 한다”며 “혁명의 수도라는 말이 이젠 무섭게만 들린다는 씁쓸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일부 인민반장들조차 ‘콤퓨터(컴퓨터) 복원 기술까지 사용해 검열하는 건 처음 본다는 말을 한다”며 “이번 단속이 단순한 검열이 아니라 불순 사상자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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