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5-30 05: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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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해가 발생한 지역에 지어진 새 살림집들에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심각한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자재 부족에도 기일 내 완공만 다그쳐 부실 공사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에 “김형직군 일대에 지어진 수해 복구 살림집들에서 여러 가지 결함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기가 빠지지 않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사람을 불러 지붕을 뜯고 굴뚝을 다시 고치는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본보가 입수한 살림집 사진에는 기와지붕이 떨어지거나 부서진 모습이 담겨 있다. 한 주민이 지붕에 올라가 기와를 손보고 있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사진 속 살림집 외벽은 물에 젖은 듯 얼룩덜룩하다.
해당 사진은 김형직군 일대 수해복구 지역에 건설된 새 살림집으로, 현재 주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살림집들은 지난해 압록강 유역에서 발생한 홍수 이후 4개월여 일 만에 급히 지어진 것들이다.
당시 북한 당국은 당원돌격대,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군인 건설자, 사회근로단체 지원자 등 20만 명 이상을 투입해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일대에 대규모 살림집을 빠르게 건설한 바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를 두고 “자연의 엄청난 광란이 휩쓸었던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의 큰물(홍수) 피해 지역이 세상 사람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행복의 별천지, 사회주의 이상촌들로 전변됐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정작 살림집들이 속도전식으로 건설되면서 여러 가지 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굴뚝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입주민들이 직접 굴뚝을 다시 설치하기 일쑤고, 질 낮은 자재 때문에 비가 오면 빗물이 집안까지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살림집 외벽에 외장재를 발라 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자재가 습기에 약해 금세 들뜨고 갈라지는가 하면 내부 벽체 또한 시멘트 강도가 낮아 쉽게 부서진다고 한다.
또 창문 유리는 북한에서 자체 생산된 제품으로 설치됐는데, 겨울철 강추위에 깨지는 사례가 속출해 입주민 대부분이 비닐 박막으로 유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 입주민들 속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소식통은 “유리나 시멘트를 공급해야 할 공장들은 질보다 양에만 집착했고, 건설 지휘관들은 비율이나 기준을 무시하고 결과물만 만들어 내려다보니 지금 집들이 창고보다 못한 수준”이라며 “특히 윗층 세대는 웃풍에 낙수 문제까지 겹쳐 ‘초가삼간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재는 턱없이 부족한데 완공 기한을 정해놓고 빨리 지으라고 다그치니 현장에 동원된 사람들은 있는 자재로 어떻게든 결과물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부실이 드러나고 주민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한편에서는 추궁과 처벌이 뒤따를까 전전긍긍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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