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안 줬다고 아버지뻘 농장원 무차별 폭행한 군인들
  • 북민위
  • 2025-05-23 0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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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경비대 군인들이 농장에서 일하던 주민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을 저지른 군인들은 현재 군(軍) 보위기관에 구금돼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에 주둔하는 국경경비대 25여단 소속 하전사 2명이 담배를 달라는 요구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은 농장원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며 “현재 이들은 군 보위국 구류장에 구류된 상태”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2시경 혜산시 신보남새농장에서 발생했다.

국경경비대 군인 2명은 잠시 외출한 틈에 농장에서 농사 일을 하던 50대 남성 농장원에게 다가가 담배 한 개비씩을 달라고 요구했다.

밭에 물을 주기 위해 물지게로 물을 나르다 잠시 쉬고 있던 농장원은 20대로 보이는 군인들의 담배 요구에 “가치담배는 없고, 마라초(잎담배)는 있는데 물을 긷다가 주머니 안에 있던 담배가 젖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군인들은 이를 불쾌해하면서 아버지뻘 되는 농장원에게 삿대질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로 인해 약간의 실랑이가 오가면서 화를 이기지 못한 군인들은 농장원 넘어뜨려 군홧발로 짓밟는 무차별 폭행을 가했고, 농장원이 움직이지 않자 그제야 폭행을 멈췄다.

소식통은 “당시 밭에서 일하던 다른 농장원들과 농촌 동원에 나왔던 주민들이 이 상황을 모두 지켜봤으나 하전사들이 무서워 누구도 다가가 말리지 못했다”며 “하전사들이 떠난 뒤에야 사람들이 구타당해 의식을 잃은 농장원을 가까운 진료소로 업고 갔다”고 전했다.

농장원은 진료소 도착 후 약 20분 뒤에 겨우 의식을 회복했는데, 다친 정도가 심해 시(市)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그는 시 병원에서 고막 손상, 갈비뼈 골절, 뇌출혈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후 폭행을 목격한 주민들이 25여단 정치부에 해당 사건을 알리면서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단 정치부는 해당 사건이 다른 경로를 통해 중앙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려고 자체 조사와 처벌에 발 빠르게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여단 정치부는 이번 사건이 중앙에 보고됐다면 부대 명예가 실추됐을 텐데, 주민들이 조용히 알려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건을 파악하고 나서 즉시 문제를 일으킨 하전사들의 외출 기록을 확인하고 곧바로 이들을 구금 조치했다”고 말했다.

25여단에서는 이번 사건을 외출자 관리 부실, 군인 교양 부재 등의 측면에서 지휘 간부들의 책임이 명백하다고 보고 해당 군인들이 속한 소대의 소대장과 중대의 중대장 및 정치지도원 등을 불러 문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주민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인민을 지켜야 할 군인이 오히려 인민을 때려눕혔다는 점, 아들뻘인 젊은 군인이 아버지뻘인 농장원을 반죽음 상태로 만들었다는 점이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군복 입은 사람은 범 가죽을 쓴 짐승 같다”, “아들뻘인 군인들의 눈을 마주치는 것도 무섭다”고 토로하는가 하면 “여자를 보면 강간하고, 물건을 보면 훔치고, 담배 안 줬다고 폭행까지 하는데 이런 군대의 보호는 필요 없다”, “군대가 깡패 집단이 됐다”는 등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25여단과 혜산시 보위부는 ‘군민 접촉 통제’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에 군인과 주민들이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지원 농장이 겹치지 않게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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