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림흥·전위거리 고층 아파트 세대에 불시 전기검열
  • 북민위
  • 2025-05-22 09: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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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평양 화성지구 림흥거리와 서포지구 전위거리 고층 아파트 세대들을 대상으로 전기검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인민위원회는 이달 초순 모내기로 농촌에 전기를 대량으로 보내줘야 할 시기를 강조하며 주민 세대들에서 전기난방과 전기히터 등을 사용하지 말데 대한 지시를 내렸다.

평양시 화성지구 림흥거리와 서포지구 전위거리 일대의 최신식 고층 아파트 세대 주민들에게도 인민반을 통해 “춥더라도 전기난방은 절대 켜지 말라. 부엌에 설치된 전기히터도 켜지 말라”는 시 인민위원회 명의 포치가 내려졌다.

각 인민반의 인민반장들은 인민반 회의까지 열고 “농사가 잘 되려면 평양시민들이 전기 절약에 앞장서야 한다”며 “원수님과 당의 배려로 새 살림집에 사는 것만도 과분한데 모두가 절약 정신을 발휘해 나라의 농사를 돕자”고 선동에 나섰다.

그러나 인민반 회의가 끝나자, 주민들은 뒤에서 불만 가득한 말을 내뱉었다고 한다.

림흥거리와 전위거리 일대 고층 아파트는 애초 건설될 때부터 전기난방 방식으로 설계됐고, 각 세대 주방에는 별도 전기히터 사용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기에 주민들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니라 ‘제공된 권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

실제로 인민반 주민들은 뒤돌아 “이제 와서 왜 전기를 못 쓰게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전기가 오면 눈치껏 몰래몰래 쓰면 된다”는 말을 주고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11일 화성구역과 형제산구역 인민위원회는 시 인민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고층 아파트 세대들에 대한 불시 전기검열을 단행했다.

각 인민위원회 소속 일꾼들과 인민반장들로 구성된 검열조는 전기가 공급되는 때에 십여 개 동을 돌면서 임의로 한 세대를 선택해 들이치는 방식으로 3시간에 걸쳐 전기검열을 진행했다.

그 결과 불시 검열을 받은 거의 모든 세대에서 전기난방 또는 전기히터 사용 흔적이 발견됐고, 단속된 주민 세대들은 시 방송을 통해 통보되기도 했다.

불시 전기검열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인데, 이와 관련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저녁에 전기가 바짝 들어오면 그날은 검열이 들이닥치는 공포의 날이니 조심하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런가 하면 주민들은 “저녁에 갑자기 인민반장이 문을 두드리면 전기검열 신호이니 절대 문을 열어주지 말라”, “등화관제하고 자는 척을 하라”며 서로 검열을 피할 방법을 일러주는 한편, 전기검열이 이뤄질 때 전화로 서로 알려주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불시 검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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