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5-21 05:5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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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시(市) 병원에서 자체로 생산된 링거를 맞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의료기관은 물론 의료기관에서 자체 생산한 의약품에 대한 주민 신뢰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 7일 함흥의 시병원에서 저혈압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병원 의사가 처방한 링게르(링거) 주사를 맞은 40대 여성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한 40대 여성 김모 씨(가명)은 평소 저혈압으로 두통과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자주 겪어왔으며, 그럴 때마다 의대를 졸업한 뒤 병원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불법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며 환자를 치료하는 한 개인 의사를 통해 5% 포도당 링거나 아미노산 링거를 구해 맞아 왔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정식 병원을 찾기보다 불법 의료 행위를 하는 개인 의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사망 당일 김 씨는 평소처럼 해당 개인 의사를 찾았으나 그는 외출해 집을 비운 상태였고, 그로부터 며칠 뒤에나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심한 증세를 겪고 있던 김 씨는 별수 없이 평상시에는 잘 찾지 않던 병원에 가게 됐는데, 병원에서 자체 생산한 링거를 처방받아 맞던 중 갑자기 경련 등 이상 반응을 보이다 끝내 숨을 거뒀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저혈압 환자들이 포도당 링게르를 맞는 것이 일반적이라 병원 의사도 대수롭지 않게 포도당 링게르를 처방한 것”이라며 “하지만 병원에서 자체 생산한 것이었고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쓰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어쩌다 병원을 찾았고 수술도 아닌 링게르를 맞다가 사망했다는 사실에 가족은 물론 주변 주민들까지 충격을 받았다”면서 “병원에서 그동안 자체로 생산한 의약품들이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하다고 선전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고 했다.
김 씨의 사망 소식은 지역 사회에 빠르게 퍼졌으며, 주민들은 “죽으러 병원에 간 셈”, “자력갱생이 낳은 결과”라는 등의 격한 반응까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함흥시 병원은 의약품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병원 등 의료기관들에서 자체로 의약품을 생산하라는 국가적 지시에 따라 포도당 링거를 비롯한 일반 약품과 고려약(한약)들을 자체 생산해 왔다고 한다. 다만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병원과 자체 생산 의약품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가에서 생산한 의약품도 효과가 없는데 병원 자체로 만든 의약품을 어떻게 믿겠느냐”, “이러니 병원을 가지 않는 것이다”, “병원이 의약품을 제대로 보관·관리하지 않아 변질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현재 시 병원에는 중앙의 보건부문 일꾼들이 내려와 전면 검열에 착수했다”며 “검열 성원들은 병원의 의약품 제조 과정과 의료진의 처방 실태, 사망 당시 대응 조치 등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주민 사회 내에서는 이번 검열이 끝나면 병원 원장이나 당비서가 연대적 책임으로 해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후에 다른 사람이 임명된다고 해도 현실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이미 사람이 죽었는데 지금 와서 책임을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면서 “병원의 실정은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자체 생산을 지시한 국가에도 책임이 큰데 사고가 터지자 모든 책임을 병원에만 씌우는 모습을 보며 주민들은 한숨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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