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새로 교체하라면서 지원은 ‘0’…학부모들 한숨 ‘푹’
  • 북민위
  • 2025-05-21 05: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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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전역 학교를 대상으로 한 책걸상 상태 불시 점검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각 학교의 책걸상 교체 비용이 학부모들에게 전가되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평양시당 교육부가 지난달 말 평양에 있는 모든 소학교(초등학교)와 초급중학교(중학교)의 책걸상 상태 점검을 불시에 실시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며 “실제로 지난 10일부터 시당 교육부 일꾼들이 사전 통보 없이 불시에 학교에 들이쳐 책걸상 상태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검열은 지난 3월 시당 교육부가 내린 ‘새 학기 전 학교 안팎 꾸리기’ 지시와 연계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 시당 교육부는 각 학교의 책걸상 정비를 중요 사항으로 강조한 바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검열 대상에 고급중학교(고등학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고급중학교의 경우 봄철 농촌지원 총동원이 완료되는 대로 책걸상 상태 점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고급중학교는 거의 모든 학교가 모내기 전투에 동원돼 있는 상태여서 이번 점검에서는 빠졌다”며 “하지만 농촌 동원 종료 즉시 책걸상 상태 점검이 실시된다는 게 각 학교에 통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한의 학교들에서는 대부분 2인용 책상이 사용됐는데 북한 교육 당국은 이를 1인용 책상으로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들은 책상 교체 지시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책상 교체를 위한 비용은 물론 책상 관리 비용까지 학생과 학부모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학교의 운영 비용은 학교장의 역량, 후원 단체 유무, 학교가 위치한 지역이 도시인지 농촌인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돈 있고 권력 있는 학부모들이 많은 학교나 후원 단체가 있는 학교가 아닌 이상 운영비 마련에 상당한 부담이 뒤따른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교육 당국의 책걸상 교체 지시가 내려지자, 각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책걸상 교체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시 사동구역의 한 소학교의 경우에는 새 책상 마련을 위해 학생 1인당 북한 돈 5만 원을 내도록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형편이 어려운 부모들은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처지에 학교에 이렇게 큰돈을 내야 하니 너무 힘이 든다고 한탄했다”며 “차라리 내 자식을 교실 뒤쪽 낡은 책상에 앉히면 안되겠냐고 말하는 부모도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더욱이 2인용 책상을 쓸 때는 학생 2명이 하나의 책상을 관리해 관리 부담이 절반으로 줄지지만, 1인용 책상으로 교체될 경우 책상 하나를 한 학생이 온전히 관리해야 하다 보니 관리 부담이 커지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소식통은 “책걸상이 조금 까져도 도색을 부모들이 하고 책걸상이 망가져도 부모들이 고치는 형편”이라며 “새 책상으로 바꾸라면 교육 부분에서 지원해 줘야지 그냥 바꾸라고 지시만 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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