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차량들 압록강변에 며칠씩 발 묶여 피해 막심…무슨 일?
  • 북민위
  • 2025-05-17 06: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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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북한 양강도 혜산시로 넘어간 밀수 차량 수십 대가 예기치 못한 변수로 발이 묶이면서 북한 밀수업자들이 크게 손해를 보는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달 초 혜산시 압록강변에 중국에서 넘어온 밀수 차량 수십 대가 도로 보수 공사 때문에 며칠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꼼짝없이 멈춰서는 일이 있었다”면서 “이 차량에는 과일들이 실려 있었는데, 며칠째 그대로 방치되면서 결국 밀무역 업자들이 손해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차량들은 앞서 날씨의 영향으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국에서 북한으로 넘어가지 못해 4월 중순께부터 보름 넘도록 중국 쪽에서 대기하다 겨우 넘어간 차량들로 알려졌다.

돈을 빌려 밀무역에 나섰던 북한 업자들은 중국에서 차량이 넘어오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서 하루하루 불어나는 이자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어떻게든 이잣돈이라도 벌려고 차량이 넘어올 때 과일을 몰래 추가 반입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북한 측에서 도로 보수 공사를 이유로 차량 이동을 금지해 밀수 차량 수십 대가 압록강변에 그대로 멈춰 며칠간 움직이지 못하는 형편에 놓였다. 이로 인해 차량에 실려 있던 과일이 모두 상하면서 밀무역 업자들의 손해는 더욱 막심해지게 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40대의 한 북한 밀무역 업자는 “차량이 간고분투 끝에 다 넘어와서도 며칠씩 압록강에 멈춰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차량에 실려 있던 딸기, 포도, 배 같은 과일들은 거의 다 상해버려 도저히 팔 수 없게 돼 본전도 못 건지고 적자를 떠안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식통은 “도로 보수 공사가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만 줬어도 손해가 그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텐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차량을 들여오다 보니 문제가 된 것”이라며 “도로 보수 공사는 행정기관이, 밀수나 관련 차량의 이동 및 통제는 사법기관이 관여하고 있는데 서로 소통이 되지 않아 생겨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행정기관과 사법기관 간 소통 부재가 밀무역 업자들의 손해를 키웠다는 얘기다.

이어 소식통은 “국가 주도의 밀수에 참가하는 업자들의 정신적 압박은 상당하다”면서 “이번 일만 봐도 행정기관에서는 도로 보수 공사를 하면 그만이고 밀수를 통제하는 사법기관도 그러려니 하는 식이니 결국 모든 손해는 돈을 투자한 밀무역 업자들이 안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일을 겪은 북한의 밀무역 업자들은 “국가 밀수를 하면서 단 한 번도 애로가 없어 본 적이 없다”며 “다음에는 또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겠다”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북한 내에는 크기가 작고 모양새도 그리 좋지 않은 국내산 과일보다 중국산 과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한다. 중국산 과일은 국내산 과일과 비교해 맛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외형적인 차이는 확실하기 때문에 결혼이나 환갑 등 큰 잔치가 있거나 할 때는 특히나 주민들이 ‘눈맛이 좋은’ 중국산 과일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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