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4-24 05: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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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평양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에 세대별로 인터폰을 설치하고 아파트마다 이를 관리하는 교환수를 상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를 주민 생활 편의를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인터폰이 또 하나의 감시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양 소식통은 “요즘 평양에 새로 들어선 살림집마다 전화기(인터폰)가 설치되는 것은 물론 동마다 이를 관리하고 연결해 주는 교환수도 함께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대별 인터폰 시스템은 본래 간부 전용 아파트나 과학자 단지 등에 한해 갖춰져 있었는데, 최근 신규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일반 주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들에도 인터폰 설치를 확대한 것이다.
소식통은 “전화기가 있으면 직장, 학교, 동사무소를 비롯한 기관의 긴급 포치(지시)나 통지, 비상 연락 같은 것이 빠르게 이뤄지고 다른 세대와도 통신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세대와 세대 사이에서 통화할 때 교환수를 통하다 보니 결국 감시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인터폰이 갖는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아파트에 상주하는 교환수가 단순히 연결만 해주는 게 아니라 주민들의 통화 내용을 엿듣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비치며 이를 불편하게 여기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데 결국 누가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 언제 누구를 찾았는지 나라가 언제든 손쉽게 알 수 있다는 점에 사람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다른 세대와의 통화가 보위부 조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민감하게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평양에 현대식 아파트를 지으면서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주거의 질 향상을 가져올 혁신적 건설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새로 건설된 아파트도 당국의 감시망 확대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교환수가 누가 누구를 찾았는지 다 보고 듣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주민들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며 “표면적으로는 편의가 향상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를 감시 수단으로 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2021년 1월 열린 8차 당대회에서 평양에 매년 1만 세대씩 5년간 총 5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 송신·송화지구 1만 세대 살림집을 준공했고, 2023년과 2024년에 화성지구 1단계, 2단계 1만 세대 살림집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는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4월 15일)을 열었다. 그리고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은 현재 진행 중이다.
북한 당국은 앞으로 지어지는 새 아파트들에도 세대별 인터폰을 설치하고 교환수를 두는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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