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빼돌려 장사한 의사들 ‘반동’으로 몰려 강한 처벌 받아
  • 북민위
  • 2025-03-28 07: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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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병원에 공급되는 약품을 빼돌려 사적 이익을 챙기다 적발돼 공개비판 무대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들을 ‘반동’으로 몰아 강도 높은 처벌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제3예방원(결핵전문병원)에서 일하는 2명의 의사가 장기적으로 약을 빼돌려 장사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 지난 17일 열린 공개 사상투쟁회의에서 비판을 받았다”며 “회의를 주도한 청진시 당위원회 조직지도부는 ‘반동적인 행위’로 규탄하고 단호한 처벌을 내렸다”고 전했다.

해당 사상투쟁회의는 제3예방원 병원회관에서 병원 의료진을 비롯해 직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매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진시당 조직지도부는 2명의 의사를 무대에 올려세우고 여러 가지 근거들을 제시해 이들이 장기간 병원 약을 빼돌려 장사를 한 행위를 폭로하면서 이들이 환자의 목숨을 농락하고 국가를 속인 반동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규탄했다.

소식통은 “회의에 참가한 시당 조직부 일꾼들은 이들의 행위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인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랄한 행위이며 당의 혁명적 당풍과 조직적 단결에 저해를 주는 아주 심각한 반동 행위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후 제3예방원 소속 의료진들이 한 명씩 모두 일어나 비판 대상이 된 의사들의 행태를 격앙된 목소리로 비판했다고 한다.

시당 조직부는 이번 회의에서 이들의 당원 자격을 박탈하고 철직시키는가 하면 의약품을 빼돌려 파는 행위에 주도적으로 나선 1명에 대해서는 경흥군의 광산으로 가족과 함께 추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시당 조직부는 “이번 회의는 우리 당이 반혁명적 사상을 얼마나 단호히 배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회의”라며 “특히 의료 부문에서 혁명적 기강과 인민을 위한 헌신적 복무 기풍을 더욱 철저히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또다시 당의 노선을 저버리는 행위가 나타난다면 그 어떤 경우에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행위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사상투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했던 의료진과 직원들은 예상보다 강도 높은 처벌에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병원 약을 빼돌려 팔아먹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던 일”이라며 “과거에는 해임 철직되고 노동단련대 6개월 정도로 끝났는데 이번에는 반동으로 낙인해 출당시키고 가족들까지 한꺼번에 추방시키는 것을 보면서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내심 놀라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이번에 처벌받은 의사 2명은 병원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의술이 높은 유능한 의사들이었다”며 “의사들이 일탈을 저지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반동으로 몰려 쫓겨나 병원 일꾼들과 주민들이 안타까움과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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