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3-27 05: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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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험지 탄원(자원) 진출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가운데, 실상은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을 통해 조직 생활에 소홀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청년들을 장악하고 처벌을 면해주는 대신 험지에 자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도 청년동맹위원회는 이달 초 탄광 등 어렵고 힘든 부문에 청년들의 탄원 진출을 조직하라는 지시를 도내 각 시·군 청년동맹들에 내렸다.
하지만 실상 청년들은 이러한 반강제적인 동원에 걸려들지 않으려 여러 가지 수를 쓰고 있어 각 청년동맹이 탄원 인원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 개천시 청년동맹은 하부 청년조직들에 ‘조직 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킨 말썽꾸러기들을 장악하고, 이들을 험지에 탄원 진출시키라’는 사업 방안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예컨대 조직 생활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자, 불법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남한식 언어 표현을 쓴 자, 마약이나 도박 등 범죄를 저지른 자 등 법적·행정적으로 처벌받을 대상들을 추리고, 이들의 죄를 탕감해 주는 조건으로 험지에 보낸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도박이나 불법 영상물 시청, 괴뢰(남한)식 표현을 쓰는 행위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문제들이라 청년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탄원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개천시 청년동맹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80여 명의 탄원자를 모집해 탄광에 보냈으며, 올해 3월 들어서도 20여 명의 청년들이 여러 위법적인 문제들로 약점이 잡혀 탄광 진출자 명단에 올랐다고 한다.
소식통은 “내가 아는 청년도 친구와 이전에 보았던 남조선(남한) 드라마 이야기를 하다가 초급단체 비서에게 들켜서 이번에 탄광으로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TV나 신문에서는 탄원 진출이라고 떠들지만 사실상 강제적인 동원이나 다름없다”며 “이러한 웃지 못할 광경이 현재 너도나도 험지로 진출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청년들의 애국적인 아름다운 소행이라고 하는 진면모”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년동맹 조직 내부에서는 말썽꾸러기들을 험지 탄원 진출로 엮어내는 사업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탄광 등 험지에 일단 가게 되면 다시 빠져나오기가 힘들고, 대를 이어 자식들도 험지에서 평생 살아가야 한다는 점 때문에 청년들의 반발이 상당했는데, 위법 행위를 저지른 청년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험지 진출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청년 조직 책임자들은 이렇게 약점을 잡고 반협박적으로 동의를 받아내는 이런 방식이 업무적으로 훨씬 수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를 저지른 청년들이 많을수록 실적 올리기가 좋다며 이런 방식을 여러모로 반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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