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포로 "우크라 전장서 드론 전파교란용 '재밍건' 사용"
  • 북민위
  • 2025-03-07 0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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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리모씨가 전장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지급받은 드론 전파교란용 총(재밍건)을 사용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우크라이나에서 면담한 북한군 포로 리씨의 육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리 씨는 "중대에 (드론 재밍건) 6정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효과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드론이) 잘 떨어졌는데 (우크라이나군이) 주파수를 바꾼 것 같아. 그러니까 잘 안 떨어지더라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초반 드론으로 고전했는데, 실제 전장에서 북한군이 러시아군이 지급한 드론 재밍건을 사용해 대응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번에 포로로 잡힌 사람들이 정찰총국 소속인데 (러시아군이) 러시아 특수부대 무기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북한군이 무조건 당하기만 한 것이 아니고 재밍도 썼다는 것으로, 이런 것들을 통해 배워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군이 파병돼 피를 흘리며 막대한 희생을 치러가며 실전 경험을 쌓고 있고, 드론과 관련해서도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며 "북한군 상당수가 살아서 북한에 복귀하면 유사시에 우리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 씨는 자신이 속해 있던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연합군인 연합부대 내 러시아군의 역할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리 씨는 "중대에 (러시아군) 7명이 편입돼 있었는데 그 사람은 자기 당국과 연계(연락)를 취하고 포 사격을 지원해달라는 것을 우리가 필요하면 조율해주고, 길 안내도 해주고, 그런 걸 해줬어요. 후방 물자 지원 그런 것도 해주고. 드론으로 정찰도 해주고 정찰한 자료를 우리한테 제공도 해주고…"라고 말했다.

리 씨는 러시아군이 "포격 지원을 해줬는데 좌표에 정확히 떨어지지 않아요. 허튼 지역에…"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북한군이 일종의 총알받이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러시아군의 실효성 없는 지원사격 때문에 "피해가 더 커졌다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북한군 포로 리 씨와 백모 씨를 만난 당시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방 서너개 정도 떨어진 거리의 독방에 각각 있었다고 한다.

포로수용소로 쓰이는 건물은 원래 교도소였던 곳이라 온수, 난방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환기가 되지 않아 방에 들어서자 악취가 났다고 유 의원은 전했다.

유 의원은 "리 씨의 경우 처음에는 명함을 주니 물어봐도 얘기를 안 하고 명함만 앞뒤로 봤고, 선물로 사 간 담배를 권하며 편하게 피면서 대화하자고 하니 점차 경계심을 풀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 씨는 마지막에는 '술은 없느냐'고 묻기도 하더라"며 "먼 타지에서 포로로 잡혀 다치고 힘든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 술을 찾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리 씨는 유 의원에게 귀순 의사를 밝히며 "전 포로인데 한국 가서 잘 살 수 있겠느냐"고 물었는데, 그 순간 유 의원은 당황스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유 의원은 "북한과의 정전협정 이후 전쟁 포로로 한국에 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리 씨에게는 "걱정하지 말라. 잘 살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귀순 의향을 확실히 밝히지 않은 백 씨에 대해선 "아직 어려서 그런지 북에 가면 부모님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방문 중 드론 공장도 시찰했다.

유 의원은 "우크라이나에 간 것은 드론이나 전자전, 첨단전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라며 "현장에서 본 드론 기술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군은 실천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적은 인원이라도 우크라이나전에 전문가로 구성된 전훈분석단을 보내 우리 군이 가서 보고 배워야 한다"며 "우리도 자극받아 전력 증강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우크라이나 의회와 '얄타 유럽전략(YES) 특별회의' 공식 초청장을 받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고, 같은 달 25일 북한군 포로 리 씨와 백 씨를 1시간 10여분 간 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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