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3-01 08: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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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겨울 추위가 이어지면서 최근 북한 함경북도의 일부 학교들이 이미 한 차례 거둬들인 땔감을 학생들에게 추가로 요구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 송평구역의 한 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에서 마가을(늦가을)에 학생당 과제로 화목(땔나무)을 걷어갔는데 최근 또 추가로 화목을 회수하고 있다”면서 “마가을에 거둔 화목이 다 떨어졌다고 지금 추가로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28일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요즘 아침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손에 화목을 들고 가거나 학부모들이 아침 출근길에 자전거 짐틀에 자식을 태우고 앞 바구니에는 화목을 넣어 학교로 향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했다.
원래는 지난가을에 학생 1인당 과제를 내려 거둬들인 땔감으로 3월 말까지 교실 난방을 유지해야 하지만, 실상은 학생들이 낸 땔감이 교실뿐만 아니라 교장실, 교원실, 그리고 김일성·김정일·김정숙 연구실 난방에도 사용되면서 땔감이 부족해진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이 언급한 청진시 송평구역의 한 소학교는 초겨울에 매일 오전 9시 학급별로 30×30㎝ 크기의 땔감을 두 단씩 공급했다가 12월부터는 이마저도 절반으로 줄었고, 지금은 아예 학생들이 직접 집에서 땔감을 가져와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다른 학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데, 이에 일부 학교는 학급별로 ‘난로 당번’을 운영하면서 정해진 요일에 당번이 된 학생이 집에서 땔감을 가져오도록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집에 나무가 없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화력이 약한 얇은 나무나 질이 낮은 나무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 나무를 떼면 난로에서 연기만 풀풀 나고 난방은 잘되지 않아 교실이 몹시 추워 학생들끼리도 눈치 주기, 눈치 보기를 한다”고 했다.
나무에 불이 잘 붙지 않거나 화력이 약하면 추운 교실에서 덜덜 떨며 수업을 받아야 하다 보니 어떤 학생들은 “네가 가져온 나무 때문에 우리가 춥다”며 난로 당번인 동급생들에게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학생들은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담임교사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담임교사들은 하루 일과를 총화(종례)하면서 내일 난로 당번이 누구인지 꼭 확인하고 “난로 당번들이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집에 나무가 없으면 어디서 구해라도 와야 한다”고 강하게 당부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여기(북한)서는 겨울에 화목 가격이 급등하는데 현재 시장에서는 화목 한 단 가격이 5000~8000원(북한 돈) 정도”라면서 “그러니 형편이 어려운 가정들은 살림집 난방에 쓸 화목 마련도 힘든데 자식들 학교에까지 바쳐야 해 경제적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어 주민들은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자조적인 말을 하고 있다”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이렇게 학교에서 내리는 과제들이 부담과 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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