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도 안 먹히는 분위기에 송금 브로커들 활동 중단·잠적
  • 북민위
  • 2025-02-24 07: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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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국경 지역에서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던 주민들이 단속 강화에 활동을 중단하거나 잠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속에 걸리면 뇌물로도 풀려나기 어려워 송금 브로커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해 돈을 전달하는 일을 하는 주민들이 대거 체포됐다”면서 “2월 초부터 현재까지 혜산시에서만 10명 이상의 송금 브로커가 붙잡혀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양강도 보위 당국은 이달 들어 중국 휴대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단속 수위를 그 어느 때보다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경 지역인 혜산시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송금 활동을 하던 다수의 브로커들이 단속돼 현재 시 보위부 구류장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보위 당국은 이들의 통화 내역과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며 불법 외화 거래 및 외부와의 연계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위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정보 유출입 차단과 불법 외화 거래를 근절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은 중국 휴대전화가 외부와 연결하는 주요 통로이자 정보 유출입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휴대전화 사용을 심각한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한 단속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또 외화의 유통을 직접 통제하려는 의도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통한 불법적인 외화 거래의 단속 강도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이러한 단속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전에는 보위원들에게 뇌물을 건네면 풀려날 여지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뇌물을 써도 풀려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이는 국가보위성이 이달 초 뇌물을 받고 범죄 혐의가 있는 주민들을 눈감아주는 식의 부패 행위를 저지른 보위원들을 즉시 해임하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보위원들의 비리를 가차 없이 단속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소식통은 “보위원들은 괜히 잘못했다가는 과거의 부패 행위까지 모두 들춰질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워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오히려 더 강경하게 단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달 들어 체포된 송금 브로커 상당수가 무거운 처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전 같으면 돈을 쓰면 어떻게든 풀려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돈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그래서 최근 체포된 송금 브로커들은 형을 선고받아 교화소에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직 단속에 걸리지 않았거나 과거에 단속에 걸렸다 풀려난 이력이 있는 송금 브로커들이 스스로 몸을 바짝 웅크리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처럼 단속에 걸려들까봐 벌벌 떠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다”면서 “단속되면 백발백중 교화형이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송금 활동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같은 살벌한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송금 수수료(이관비)를 많이 주겠다고 해도 활동하려는 브로커들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편에서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뇌물 관행이 근절되기 어려워 일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소식통은 “예전에도 이러한 상황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면서 “보위원들도 먹고살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속하는 척하면서도 또 뒤로 뇌물을 챙기려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송금 브로커들도 자연스럽게 활동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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