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간부 강연회서 “한·미는 불변의 주적”…적개심 고취 지속
  • 북민위
  • 2025-02-22 07: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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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이고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대남(對南) 적개심 고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최근  평양시 당(黨) 간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한국과 미국을 ‘불변의 주적’으로 강조하며 군사력 강화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설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시 당위원회는 지난 15일 토요학습 시간에 ‘적들의 기만적 평화공세에 속지 말라’는 제목의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은 괴뢰 한국의 군사 도발에 대응해 자주 국방력을 강화하고 우리식 사회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는 것을 핵심 주제로 다루며 대남·대미 적대 의식을 고취하는 데 주력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강연자는 한국을 ‘괴뢰한국’, ‘전쟁하수인’으로 지칭하며 남북 간 협력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고 한다.

예컨대 “괴뢰한국은 더 이상 우리와 같은 민족이 아니라 적대적인 두 개의 국가 중 하나일 뿐이다”, “괴뢰한국과 평화적 관계는 기대할 수 없다”는 등의 언급이다.

아울러 강연자는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이 아니라 미·한 연합군이다”, “강력한 무장력과 내부 단결만이 자주권을 지키는 길”이라며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돌리면서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실제로 강연에서는 한미연합훈련과 미국 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 등이 직접적으로 거론됐으며, 이를 “우리 공화국을 압살하려는 명백한 증거이자 우리를 적대시한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안전과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방위력 강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일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잠수함 ‘알렉산드리아'(SSN-757)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낸 바 있다.

대변인은 해당 담화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되는 미 핵잠수함의 공개적인 조선반도 지역 출현은 변하려야 변할 수 없는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며 “우리 무장력은 조선반도 지역에 대한 미 전략 수단들의 빈번한 출몰 상황을 엄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상태에 있다”고 위협했다.

소식통은 “이번 강연은 외세에 의한 우리 사회의 주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항상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마무리됐다”며 “외부 적대 세력들이 반공화국 압살 책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빌미 삼아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북한 당국이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른 반응이 감지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우리의 핵무력을 국력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런 선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도 많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생계 문제인데 국가는 체제 유지를 위해 군사적 긴장 분위기를 고조하니 이에 상당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평양시 당 간부를 대상으로 한 강연회의 내용은 다음 달 일반 주민 대상 강연자료로 만들어져 배포될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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