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맞아 숙박검열 진행…거주지 이탈자 ‘줄줄이’ 연행
  • 북민위
  • 2025-02-18 06: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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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6일 국가적 명절로 지내는 김정일 생일을 맞아 대대적인 숙박 검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회령시에서 2·16을 맞으며 숙박 검열이 진행됐다”며 “이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단속돼 현재 안전부에 구류돼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대개 국가 명절이나 큰 행사를 앞두고 한 번씩 불시 숙박 검열을 실시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회령시에서는 지난 14일부터 이틀 동안 김정일 생일 계기 숙박 검열이 이뤄졌다.

보위부·안전부·군부대 연합으로 구성된 단속 조직이 이번 숙박 검열을 주도했는데,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주민이 단속에 걸려 안전부 구류장으로 줄줄이 연행됐다는 전언이다. 단속 건수가 부쩍 늘어난 것은 그만큼 주민들의 불법 이동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래 북한 주민들은 사전 신고 및 허가 없이 거주지가 아닌 다른 지역을 방문할 수 없게 돼 있는데, 열차 승무원들에게 뇌물을 주면 지역 이동에 필요한 여행증명서나 차표 없이도 타지역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실제로 단속 조직이 이번 숙박 검열에 걸린 주민들의 이동 방법을 파악해 보니 대부분이 열차 승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여행증명서 없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경우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여행증명서가 필요한데 이를 발급 받으려면 보위원, 안전원, 인민반장 도장까지 찍어야 한다”며 “시간이 많이 걸릴뿐만 아니라 뇌물도 줘야 하는데, 열차 승무안전원들에게 돈을 주면 여행증명서나 차표 없이 열차를 타게 해주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으니 승무안전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쉽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령시의 한 인민반에서는 이번 숙박 검열로 안전부에 끌려간 주민이 7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열차 승무원들에게 뇌물을 주고 무단으로 거주지를 이탈해 온 사람들로, 단속 후 현재까지 시 안전부에 구류돼 있는 상태다. 이들은 조만간 본래 거주 지역의 담당 안전부에 인계돼 거주지 안전부에서 조사 및 처벌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런가 하면 양강도 혜산시에서도 같은 기간에 숙박 검열이 진행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혜산시의 경우 지난 13일 새벽 혜산에 도착한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을 대상으로도 검열이 이뤄졌는데,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여행증명서를 지니고 있더라도 사전에 숙박 등록이 돼 있지 않다면 모두 안전부로 연행됐다.

숙박 등록이 돼 있던 주민들은 여행증명서 위조 여부가 확인된 이후 귀가 조치됐고, 여행증명서조차 소지하지 않은 주민들은 지금도 시 안전부 구류장에 있다고 한다.

시 안전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혜산시 방문 목적과 이동 경로 등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들에게 숙박 장소를 제공하려 했던 주민들까지 불러들여 조사해 서로 진술이 일치하는지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시 안전부는 단속된 주민들의 본래 거주지 안전부들에 연락해 이들을 인계해 갈 것을 요구한 상태다.

소식통은 “이번에 단속된 주민들은 운이 없게도 혜산에 도착하자마자 단속돼 돈만 낭비하고 되돌아가게 됐다”면서 “길을 떠난 사람들은 대체로 국경 지역에서 나오는 수입품들을 사다가 자기 지역으로 가져다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인데 국가가 별의별 명목을 만들어 주민을 단속하고 생계가 끊어지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향후 뇌물을 받고 여행증명서나 차표가 없는 주민들을 열차에 탑승시킨 열차 승무원들에 대한 단속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열차 승무안전원들의 부정부패로 인해 허가되지 않은 타지 이동이나 거주지 이탈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과 통제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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