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경비대 군인들 도둑질에 ‘주먹’으로 대응하는 주민들
  • 북민위
  • 2025-02-15 07: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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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국경경비대 27여단 소속 군인들이 민가를 급습해 식량을 훔치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면서 군민(軍民)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5시경 27여단 소속 국경경비대 군인 3명이 회령시 유선노동자구에 있는 한 주민 살림집에 침입해 집안과 창고를 모두 들쑤시며 식량을 훔치다 발각됐다.

당시 이 집에서 큰 소리가 나자 심상치 않음을 느낀 이웃 주민들이 우르르 몰려왔고, 주민들은 도둑질하다 걸린 군인들을 붙잡아 무자비하게 구타했다. 이 일로 군인 3명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인들이 주민 집을 습격하는 일이 최근 들어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도둑이 워낙 많아 주민들은 나름대로 집 울바자 위에 손을 대지 못하게 못도 박고 창고에 자물쇠도 2~3개 걸어놓기도 하지만 이런 조치가 도둑질을 방어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군인들의 도둑질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 “국경경비대 군인들은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경비 근무를 서면서 화목(땔감) 과제나 부업지 농사 등에도 내몰리는데 세끼 밥은 늘 정해진 양을 채우지 못해 강냉이(옥수수) 국수를 새끼손가락만큼 불려서 먹는 수준”이라며 “극심한 배고픔이 군인들의 도둑질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단순한 생존 본능도 있지만 군 내부의 강요도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군인들이 배고픔을 해결하려 자의적으로 도둑질하는 경우도 있지만, (군부대의) 상관들이 조를 편성해 군인들에게 도둑질을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경경비대에 배치되면 배는 곯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소식통의 이야기다.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은 과거 집을 떠나 고생하는 군인들을 불쌍하게 여겨 “먹고살기 힘드니까 그렇겠지”하고 넘어가기도 했지만, 군인들의 도둑질이 점점 늘어나고 또 마구잡이로 식량을 털어가자 “측은지심은 다 사라졌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예전에는 군인들에게 연민의 마음을 가졌으나 피해를 너무 많이 봐서인지 이제는 악밖에 남지 않았다”며 “군대만 보면 눈에서 불이 날 정도로 머리끝까지 화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군인들이 도둑질하다 잡히면 해당 지역 안전부에서 일차적으로 관여해 사건 조서를 쓴다. 이후 부대 보위부에서 나오면 이송 절차가 진행되고 사건도 군으로 이관되는데, 그렇다 해도 도둑질한 군인들에게 실질적인 처벌이 내려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일부 주민들은 군인들을 직접 붙잡아 폭행하고 응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는 도둑질이 일상화된 군인들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누적된 결과”라며 “도둑질하다 붙잡힌 군인들이 맞는 걸 보면 사람들은 시원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둑질한 군인을 때리는 건 주민 입장에서는 정당방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군인이 중상을 입어 군 복무가 불가능해지면 주민들이 폭행죄로 처벌받을 위험도 있다”면서 “이번에 폭행당한 군인들도 그리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는데 병원으로 가 주민들은 ‘고의적으로 문제를 키우려고 한 것 아니냐’며 괘씸하게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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