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1-23 12: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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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우상향하던 북한 시장 물가가 최근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하락과 시장 공급량 증가가 시장 물가 하락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평양에서 북한 원·위안 환율은 3000원으로, 이달 5일 조사 당시보다 6.2%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역의 위안 환율도 일제히 하락했는데, 18일 기준 평안북도 신의주와 양강도 혜산의 북한 원·위안 환율은 3120원, 3150원으로 직전 조사 때에 비해 각각 3.4%, 3.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 원·달러 환율도 7주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18일 평양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2만 1700원으로 지난 5일 조사 때보다 1.8% 하락했다. 신의주와 혜산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달러 환율이 하락했는데, 신의주에서는 1달러가 북한 돈 2만 1770원에, 혜산에서는 2만 1800원에 거래됐다.
이렇듯 외화 환율이 하락한 것은 북한 내에서 ‘환율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팽배한 데다 고환율로 인해 달러나 위안을 사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연초에 ‘와크’(무역허가권) 발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양강도 소식통은 “통상적으로 지금쯤 와크가 떨어져야 하는데, 아직 무역 기관에 와크가 떨어지지 않아 밀무역 업자들도 대기 중”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돈대(환율)가 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북한 시장의 옥수수 가격이 눈에 띄게 하락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 18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강냉이(옥수수) 1kg는 북한 돈 33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5일 4200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25.6%가 하락한 것이다. 옥수수 가격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3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폭으로 옥수수 가격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3200원과 3450원으로, 앞선 조사 때보다 각각 25.6%, 20.7% 하락했다.
옥수수보다는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쌀 가격 역시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였다.
18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810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4.7%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쌀 가격도 8000원, 8500원으로 각각 7%, 5.6% 하락했다. 세 지역 시장에서 2주 만에 쌀값이 400~600원가량 떨어진 것이다.
계속 우상향하던 시장의 곡물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달 말 전원회의를 전후해 양곡판매소의 식량 판매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환율이 다소 하락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취재에 따르면 지난 12월과 1월 현재 각 지역 양곡판매소에서 식량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보통 각 지역의 식량 수급 상황에 따라 한 달에 1~2번 정도 식량 판매가 이뤄졌는데 연말 연초 한 달에 2~3번으로 식량 판매 빈도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평양 형제산구역에 위치한 양곡판매소의 경우 지난달 총 3회 식량 판매가 이뤄졌고 1인 구매량도 이전보다 조금 늘어나 한 달간 약 보름치 식량을 살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주민들은 “질이 나쁜 낟알이라도 한 달에 보름치만 정상적으로 팔아주면 장마당 가서 비싼 쌀을 살 일이 있겠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최근 시장 곡물 가격이 양곡판매소 판매 가격보다 10~20%가량 높은 수준으로 맞춰졌다는 점이다. 앞서서는 시장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옥수수의 경우 시장에서 양곡판매소 판매 가격보다 40% 이상 비싸게 팔리기도 했다.
북한 당국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가격 사업 개선’을 ‘절실한 문제’로 언급한 만큼 시장 판매 가격에 대한 전국적 통제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당국의 통제가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경우 물가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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