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자제하는 北 송금 브로커들…1월은 ‘썩은 달’이라?
  • 북민위
  • 2025-01-22 07: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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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북한 송금 브로커들이 의도적으로 활동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해의 시작인 1월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에 특별히 몸조심하고 있는 것이라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송금 브로커들이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 해가 시작되는 1월이 한 해의 운세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대체로 음력 12월인 1월을 ‘썩은 달’, 즉 ‘재수 없는 달’로 인식하고 있다. 이 시기에 일이 순조롭게 풀려야 한 해를 무탈하게 보낼 수 있다는 미신적 믿음이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특히 이 시기에 사소한 문제라도 제기되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질수록 주민들은 미신에 크게 좌우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송금을 비롯한 불법 장사를 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런 모습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실제 혜산시에서는 이달 들어 다수의 송금 브로커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명목으로 전당, 전군, 전민을 들볶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 단속기관에 걸리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신세가 된다”며 “새해 벽두부터 단속에 걸리면 한 해 내내 불운이 따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송금 브로커들이 활동을 멈춘 것”이라고 전했다.

송금 브로커로 활동하는 혜산시의 한 40대 주민은 실제로 이달 들어 송금 활동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원래도 1월은 ‘썩은 달’이라 메주도 쑤지 않는 달인데 2년 전 1월에 활동했다가 보위부에 잡힌 적이 있다. 그해 12달 내내 방울이 된 것처럼 움직이는 족족 소리가 나고 단속에 걸려 법 걸음을 정말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1월이면 마음을 풀어놓고 쉰다는 그는 “장사를 할 때도 첫 손님인 아침 마수걸이가 중요한 것처럼 1월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한 해의 운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신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일을 당해보니 나쁘다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휴대전화를 이용한 송금 등 북한 당국이 불법으로 규정한 행위로 경제활동을 하는 주민들은 비교적 돈을 많이 벌지만, 대신 한 번 단속에 걸리면 번 돈의 몇 배를 잃게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내는 이들이 1월에 활동을 자제하고 소비를 줄이자 장마당 상인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소식통은 “송금 브로커들의 활동 자제는 장마당 장사꾼들의 수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사꾼들도 ‘돈벌이가 어려운 썩은 달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일반 주민들도 새해맞이로 평소보다 많은 지출을 해 1월에는 소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경향을 보이면서 장사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은 불법 행위로 돈벌이하는 주민들에게 불운을 피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보내야 하는 달이고, 장마당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일반 주민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가혹한 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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