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12-31 09: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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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최근 밀무역에 대한 단속과 검열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검열 이후 물품이 사라지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무역업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하는 밀무역 업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중국에서 대방(무역업자) 보낸 상품의 수와 실제 받은 개수가 맞지 않아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가 밀무역의 경우 중국에서 물품을 들여온 직후 보위부, 안전부, 검찰, 세관원 등 연합 단속원들의 검열을 받는데, 검열 이후 상품이 사라지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방역을 명목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현재까지 개인 밀수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으며 국가 무역에서도 식료품이나 생활용품 등 대북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상품만 세관을 통해 반입시키고 있다.
대북 제재에 해당하는 물품이나 고가의 수입품은 국가 기관이 정식 무역허가권(와크)을 가지고 수입하더라도 국가 밀무역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세관이 아니라 ‘토장’이라는 임시 세관을 통해 반입한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 밀무역은 낮이 아니라 심야 시간에 빠르게 이뤄지는데, 북한 당국도 대북제재에 해당하는 물건을 수·출입하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보안을 신경쓰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국가 밀무역의 경우 권력있는 국가 기관이나 중대형 무역회사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과거에는 국가 밀무역 검열이 까다롭게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밀무역으로 수입된 물건에 한국 상품이 끼어 있거나 한국 영화나 드라마 등 외부 정보가 들어있는 USB나 SD카드가 섞여 있을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이 국가 밀무역이 이뤄지는 현장에 연합 검열조를 파견하고 있다.
과거에는 검열원들이 밀무역으로 들어온 상품의 일부만 뜯어 보고 웬만하면 검열을 통과시켰지만 현재는 모든 수입품을 전수조사하고 있다.
검열을 통과한 상품들만 밀무역 업자들에게 전달되는데, 문제는 최종적으로 수입된 물량이 중국에서 송출한 물건의 양과 달라 업자들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밀무역 업자들도 처음에는 중국 대방의 실수로 물량이 주문보다 적게 송출된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런 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검열 과정에서 상품이 사라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됐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이달 중순 무역업자 A씨는 국가 밀수를 통해 패딩을 들여왔는데, 1500위안(한화 약 29만 8000원) 짜리 패딩 한벌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다른 무역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물건 유실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검열 과정에서 안전원이나 보위원 등이 물건을 빼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취재 결과 지난 20일에도 국가 밀수를 통해 중국에서 공업품을 들여온 밀무역 업자 B씨도 원가가 500위안(한화 약 9만9420원) 짜리 상품 5개가 유실돼 총 2500위안(한화 약 49만 7000원)의 손해를 입었다.
소식통은 “이런 일이 국가 밀무역에 나선 무역업자들 사이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렇게 업자들이 계속해서 손해를 입자 항의도 하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역업자들이 검열조에 항의하지 못하는 것은 섣불리 검열원들에게 불만을 표하거나 항의를 할 경우 더욱 강력한 검열의 타겟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그동안 무역 검열조가 파견돼도 이들이 각기 다른 기관에서 모였기 때문에 서로 경계를 했지만 지금은 일심동체가 된 것 같다”며 “그러니 물건을 마음대로 빼내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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