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국, 청년들에게 한국 오락이라며 ‘병 돌리기 게임’ 금지령
  • 북민위
  • 2024-12-28 09: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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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청년들에 대한 사상적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과 관련된 어떤 행위도 하지 말라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금지한 행위에는 한국식 놀이도 포함돼 있다는 전언이다.

황해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리원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이하 청년동맹) 위원회는 최근 12월 간부들에게 ‘당과 수령 및 조국과 인민을 위한 당의 사상과 정신에 맞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청년 동맹 일군(일꾼·간부)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동맹위원회는 “사적인 모임이 많아지는 만큼 일군들이 동맹원들을 잘 단속 통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위원회는 간부들에게 청년들이 한국 노래와 춤은 물론이고 ‘병 돌리기’ 오락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리원시 청년동맹위원회가 구체적으로 게임 명칭을 언급하며 이를 금지하고 나선 것은 최근 사리원에서 청소년들이 이 게임을 하다가 적발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미곡고급중학교에서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에 학생들이 병 돌리기 오락을 하다가 청년동맹지도원에게 적발돼 조사를 받았다”며 “이 오락을 어디서 알게 됐는지, 한국 드라마를 본 것이 아닌지 추궁당했다”고 전했다.

병 돌리기 게임이 한국에서 유입된 오락이라고 생각해 학생들에게 게임을 알게 된 경로와 한국 콘텐츠 시청 여부를 캐물었다는 것이다.

병 돌리기 게임은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 앉아 빈 병을 돌리고, 병이 멈추면 병 입구에 향해있는 사람이 속마음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거나 벌칙을 받는 놀이지만 벌칙으로 키스를 하거나 수위 높은 스킨십을 하게 하는 등 음란한 형식으로 변질돼 북한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사리원시에서 지난해 12월 10여 명의 청년들이 병 돌리기 게임을 하며 음란 행위를 하다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당시 남녀 청년들이 병 돌리기 게임을 하면서 입을 맞추고 옷을 벗는 등 상식적이지 않은 문란한 행위를 한 것으로 입건 돼 형사 처벌을 받았다”며 “이 사건으로 시(市) 청년동맹도 비판을 받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병 돌리기 게임이 음란한 오락으로 알려지자 북한 당국이 이 게임을 한국에서 유입된 비사회주의 문화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북한에서 한국과 관련된 콘텐츠나 게임 등을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강도 높은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국은 청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이 게임이 한국에서 유래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병 돌리기 게임이 한국에서 유입된 게임이라고 알려지면서 오히려 이 게임에 호기심을 느끼는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병 돌리기는 병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할 수 있는데다 한국에서 하는 놀이라고 하니 이를 궁금해 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국가에서는 한국식이면 무엇이든 하지 말라고 하는데 오히려 요즘 사람들은 한국만 들어가면 궁금해 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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