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50대(代)의 미용사가 노동단련대 6개월을 선고받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시에서 젊은이들의 이발과 파마를 전문으로 하던 한 미용사가 6개월의 단련대형을 선고받았다”면서 “50대로 알려진 김모 미용사는 안전부(경찰)에서 열흘 동안 조사를 받은 후 지난 12일 혜산시 노동단련대로 이관돼 현재 단련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씨는 자택의 일부를 꾸미고 10년 동안 미용 업무를 해왔다. 다른 개인 미용실보다 가격은 비쌌지만 그는 ‘외국 스타일’로 유명했다고 한다.

특히 외국 유명인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손님이 원하는 머리 모양으로 만들어 주곤 해, 젊은이들의 인기 장소가 됐다.

그러다 2022년 시작된 개인 미용실의 대대적 단속에 안전부에 3차례나 불려가는 1차 위기를 겪었다. 그때마다 뒷돈(뇌물)이나 안면 관계로 무마했지만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고 한다.

발단은 지난 2일 김 씨로부터 머리를 파마한 20대 청년이 길거리에서 사복을 한 안전원에게 손전화(휴대전화) 검열을 당하면서 시작된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안전원들이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주민들의 손전화를 단속하는 건 일상이 됐다”면서 “이날도 안전원들이 그의 손전화에서 단속할 만한 근거를 찾지 못하자 대신 머리 스타일을 문제 삼아 트집을 잡았다”고 전했다.

이 청년의 머리 길이가 긴데 묶지도 않고 특히 머리칼의 ‘갈색빛’이 문제가 됐다고 한다. 북한에서 머리가 길거나 염색을 하면 사회주의 생활 양식에 맞지 않은 고상하지 못한 이색적인 스타일로 간주되며 비사회주의적인 행위로 취급되곤 한다.

하지만 단속에 걸린 청년은 안전원들에게 “머리 염색은 절대로 하지 않았고, 파마를 자주 해서 머리카락 색깔이 변한 것”이라면서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불쾌한 감정을 느낀 안전원들은 이 청년을 앞세우고 미용실을 찾았는데, 이게 화근이 됐다. 김 씨가 미용실에 있던 외국 사진을 감추지 못하고 들키게 된 것이다.

결국 김 씨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 말 제정)에 명시하고 있는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배치되는 사진(제30조, 이색적인 사상문화전파죄)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노동단련형을 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청년이 단속에 걸리지 않거나 자기 단계에서 처리했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속을 너무 해대니 이렇게 한 명이 걸리면 관련 사람들까지 줄줄이 체포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