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탄압에 달라진 北 MZ 송년회…“南노래 대놓고 즐기지 못해”
  • 북민위
  • 2024-12-26 07: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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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북한 젊은층들의 망년회(송년회)가 예전 만큼 떠들썩하지 않고 조용하게 치러지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황해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망년회는 대체로 지난 22일부터 29일 기간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 중에서도 젊은층들이 모임 준비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망년회는 한국 송년회와 비슷한 의미로 치러진다. 한 해 동안의 성과와 부족했던 점을 되짚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축하하면서 새해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북한은 집단적이고 체제의 정치적 색채가 깊을 뿐만 아니라 선전적인 분위기가 짙다. 특히 최근 년간에는 당과 수령에 관한 충성심을 돋보이려 애쓰며 그 은혜에 대한 칭송으로 시작해 결사옹위와 같은 의지로 끝맺곤 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만 젊은층들은 다르다. 그들은 체제보다는 ‘우리’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졸업을 앞둔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경우는 이번 망년회가 동창들과의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부여돼 특별히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졸업반 학생들의 망년회(최소 쌀 3kg의 현금)는 일반 모임(쌀 2kg의 현금)보다 더 많은 돈을 모아서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또한 아예 하루 정도는 운동 게임도 하고 주변에 나가서 산책 같은 일정도 짜면서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소 많은 금액이긴 한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제 못 놀면 언제 놀겠냐’는 심정으로 이해하고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학교 교원(교사)이나 지도원 같은 초급 간부들도 일탈로 보지 않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선 자금을 걷고 장소를 택하는데, 장소는 주로 집이 넓고 조용한 부유한 집으로 선택해 몇몇 부모들을 동원해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점은 젊은층들이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바로 외부 콘텐츠 차단을 목적으로 3대 악법(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한류를 향유하는 행동은 금기시됐고, 올해 ‘적대적 2국가론’이 강조되면서 그 경향은 더 짙어졌다.

소식통은 “학생들이 예전처럼 한국 노래와 춤을 추면서 대놓고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면서 “이런 모습에 ‘어른스러운 태도’라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노골적인 억압에 흥을 발산하지 못하니 사실은 속이 많이 상해 있는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친구들은 노는 모임에서 만큼은 당과 수령에 대한 찬송이나 결사옹위를 외치지 않는다”면서 “자신들의 자유를 억압한 지도자를 이렇게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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