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4-09-06 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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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보호자 없이 집에 혼자 있던 5세 아동이 쓰러져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지난달 26일 함흥시에서 집에 혼자 남겨져 있던 5세 어린이가 쓰러져 있는 것을 저녁에 집에 돌아온 부모들이 발견해 즉시 병원으로 달려갔으나 결국 이틀 후에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며 “현재 부모들은 죄책감과 슬픔에 빠져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해당 아동은 지난 7월까지 외할머니 손에 맡겨져 있다가 외할머니가 병에 걸려 자리에 드러눕게 되는 바람에 부모와 지내게 됐다. 그러나 아버지는 매일 직장에 출근하고, 어머니는 생계 활동을 위해 장마당에 나가 늘 아이 혼자 집에 남겨졌다.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유치원에라도 보내야 했지만,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형편이 안 돼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어린아이를 집에 두고 일을 나갔다는 전언이다.
이는 북한 당국의 무상교육 선전과 달리 경제적 여력이 없으면 유치원에조차 자식을 보낼 수 없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주는 대목이다.
소식통은 “지금 여기(북한)서는 먹고살기 바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사망한 5세 아이의 부모도 생계 활동에 몰두하느라 자식의 건강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병원 의사들은 쓰러진 상태로 실려 온 아이에게 뇌막염 진단을 내리면서 치료 시기를 놓쳐 가망이 없다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아이가 사망하고 이 소식이 동네에 퍼지자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못 사는 나라에서 못 사는 부모에게 태어난 자식들이 가장 고생’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아울러 주민들은 아이가 뇌막염을 앓고 결국 쓰러질 때까지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하면서 생계에 쫓겨 자식을 돌볼 여유가 없는 지금과 같은 현실은 앞으로 더 많은 비극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비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번 사건을 단순히 한 가정의 비극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보고 국가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하나 현실은 전혀 나아지는 게 없으니 주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국가에서는 엄청난 혜택이 있는 것처럼 선전하면서 아이를 낳으라고 하는데, 누가 믿고 아이를 낳겠느냐“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 쌀이 없어 자식들을 먹이지 못해 피눈물 흘리는 부모들이 정말 많다. 이런 비극이 또 어디겠는가“라며 ”그러니 국가가 아이를 낳으라고 해도 낳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많은 것이고, 국가가 육아 정책을 선전하면 할수록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고 코웃음을 치는 주민들이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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