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시장 쌀값 사상 ‘최고가’ 찍었다…연일 고공행진하는 이유는?
  • 북민위
  • 2023-10-11 07: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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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장 쌀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7000원에 거래됐다. 2주 전인 지난달 17일 당시 가격보다 6% 상승한 것이다. 혜산 쌀 가격은 지난 7월 이후 석 달째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기적인 시장 물가 조사에서 혜산 쌀값이 1kg에 7000원을 기록한 것은 2021년 6월 혜산시 봉쇄로 혜산으로 유입되는 유통과 물류가 마비됐던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혜산의 쌀 가격은 1kg에 7000원으로 치솟았지만, 평양과 평안북도 신의주 등 다른 지역은 1kg에 4000원 이하로 쌀 가격에 큰 등락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후 혜산 봉쇄가 풀리면서 쌀값이 다소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현재는 평양과 신의주도 쌀 가격이 1kg에 6000원대 중반대까지 상승한 상태다.

실제 지난 1일 신의주의 한 공식 시장 쌀 가격은 1kg에 67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7일 가격보다 6.3% 상승한 것이다. 이는 본보가 지난 2009년 북한 시장 물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신의주 지역 시장 쌀값 중 최고가에 해당한다. 쌀 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7월 신의주의 시장 쌀값은 6300원이었다.

평양의 경우 신의주나 혜산보다는 쌀 가격이 다소 낮지만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난 7월 이후 쌀값이 3개월째 지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수수(강냉이)의 경우에는 수확이 완료되면서 값이 다소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여전히 평양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1kg에 3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일 혜산의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3400원으로, 지난달 17일보다 2.9% 하락했다. 또 1일 신의주 시장의 옥수수 1kg 가격도 2주 전인 지난달 17일보다 6.3% 하락한 3000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평양, 신의주, 혜산 3개 지역의 옥수수 평균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옥수수 수확이 결속된 10월 초 평양, 신의주, 혜산의 옥수수 가격 평균은 2966원이었지만, 현재 세 지역 옥수수 평균 가격은 그보다 높은 3100원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강화로 곡물 수입량이 적었던 지난해보다 올해 북한 곡물 가격이 높은 것은 북한 양곡 정책의 불안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1년부터 국가 기관이 곡물을 직접 수매해 양곡판매소를 통해 시장보다 20~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양곡판매소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농민들이 시장가보다 저렴하게 곡물을 매입하는 국가 수매를 꺼려해 국가 기관의 곡물 수매량이 충분치 않은데다 유통과 분배 과정이 합리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어 현재까지는 양곡판매소가 식량의 안정적 공급과 유통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농민과 상인들이 국가의 수매 및 양곡판매를 신뢰하지 않으면서 곡물을 국가 기관에 수매하려 하지 않는다”며 “특히 최근에는 시장에도 쌀이나 강냉이를 내놓지 않고 현물로 이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쌀 수확철까지 계속해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유통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위급할 때를 대비해 쌀과 옥수수를 시장에 내다 팔지 않고 최대한 가지고 있으려 한다는 설명이다.

조 연구소장은 “과거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가 실시될 때와 2009년 화폐개혁 때도 농민과 상인들이 쌀과 강냉이를 시장에 유통시키지 않고 개인적으로 보유하려 했다”며 “그와 같은 현상이 최근에도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곡물을 비축하려는 양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곡물 수입을 확대해 이를 즉각적으로 시장이나 양곡판매소를 통해 유통시키지 않는다면 올 12월 쌀 수확 완료 때까지 시장 곡물 가격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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