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10-10 08: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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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혁명 성지' 백두산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새 영화를 공개해, 코로나19 이후 관광 유입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TV는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가 올해 제작한 기록영화 '백두산 8경'을 지난 5일 첫 방영했다.
43분짜리 이 영상은 백두산 해돋이, 향도봉 친필 글발, 장군봉, 백두연봉, 백두산 천지, 천지에 서식하는 산천어, 만병초, 칼바람 등 북한이 선정한 8경의 모습을 담아내고 남성 목소리의 설명을 붙였다.
영상은 백두산 해돋이에 대해 "세계를 밝히는 주체의 햇발"이라며 "김일성-김정일 주의의 찬연한 빛발로 인류의 앞길을 밝혀주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숭고한 영상이 그대로 안겨 오는 듯하다"고 묘사했다.
향도봉 친필 글발은 산 경사면에 '혁명의 성산 백두산'이라 쓰고 그 아래에 '김정일'과 '1992년 2월 16일 새김'이라 적은 대형 글귀다.
영상에 등장한 백두산혁명전적지관리소 강사 김설향은 "이 글발에는 백두산의 아들이신 위대한 장군님을 영원한 향도의 태양으로 높이 받들어 모시려는 우리 인민의 열렬한 흠모의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말했다.
설명에 따르면 자연 바위 1천942개로 만든 바탕 위에 화강석 266개로 글자를 썼으며 글자의 총길이는 216m라고 한다.
천지를 보러 온 외국인 인터뷰도 담았다. 이름과 국적이 명시되지 않은 한 남성 외국인은 영어로 "백두산에 오르게 된 것은 영광"이라며 "백두산은 세계의 이름난 명산이며 조선의 백두산에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두의 칼바람'은 경치가 아닌데도 8경에 선정됐다. 영상은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백두산에 올라 백두의 칼바람을 직접 맞아보아야 백두산의 진짜 맛, 백두산의 진짜 매력을 알 수 있으며 조선 혁명을 끝까지 완성하겠다는 결심을 더욱 굳게 다지게 된다"는 김정은의 발언으로 선정 이유를 갈음했다.
북한은 1994년 장군봉 해돋이, 리명수 폭포, 설경, 밀림, 삼지연 등을 '백두산 8경'이라며 선정했는데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이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폐쇄를 해제해 나가는 중에 새로 선정한 이번 8경의 경우 북한 주민들이 보는 조선중앙TV에 공개됐다. 김일성 3대 칭송이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우선은 대내용 체제 선전과 주민 결속 목적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론을 동원하는 공을 들여 상공에서 다각도로 촬영한 영상인 만큼 앞으로 대외 선전매체에서도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모습도 담은 만큼 관광 확대를 위한 홍보 용도로 사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은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과 동시에 국제관광을 확대하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보장"하는 문제를 다뤘다는 관광법을 지난 8월 30일 채택했다.
같은 달 1일에는 제2 도시이자 대표적 관광지인 남포 일대의 와우도 유원지, 서해갑문 해수욕장, 용강민속공원 물놀이장 등의 재정비 소식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하는 등 관광 활성화 움직임을 보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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