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특별행정구 지정 21돌…"여전히 미완성"
  • 북민위
  • 2023-09-13 05: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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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은 북한이 신의주 특별해정구를 지정한 지 21주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은 2002년 9월 12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공식 지정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1년 중국 상하이(上海)를 방문한 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를 시험적으로 도입할 목적으로 이듬해 지정한 것이다.

신의주 특별행정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에 의해 발표됐다. 관할 구역은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관문동·본부동·역전동을 포함한 31개 동이다.

특별행정구는 50년 토지 임대에 특혜 관세와 함께 입법·사법·행정 자치권을 부여받았다. 초대 행정장관에는 네덜란드 화교 출신인 양빈(楊斌)이 임명돼 주목받았다.

2002년 9월 24일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서 임명장 받는 양빈(좌) 신의주 특구장관

1990년 어우야(歐亞)그룹을 설립해 중국 제2갑부 위치까지 올랐던 양빈은 당시 신의주를 공업·과학기술·관광·금융·경제·무역의 중심지로 개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행정장관 임명 사실이 발표된 지 1주일 만에 중국 공안당국이 탈세 혐의로 그를 전격 구속했다. 양빈은 18년 형을 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14년 만인 2016년에야 출소했다.

'김정일의 수양아들'로 알려진 양빈 구속으로 신의주 특별행정구는 좌초했다. 게다가 북한이 2006년 첫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특구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중국이 당초 양빈의 행정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것은 중국 측과 사전협의가 없었고 중국 측에 민감한 카지노 문제 때문이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한국 등 외자기업의 투자가 신의주에 쏠려 단둥 공단은 물론 동북 3성 진흥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중국을 불안하게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의주는 북중 경협의 상징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2013년 11월 신의주 경제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 정책을 발표했다.

중국과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2014년 10월께 단둥 랑터우와 신의주 남부를 잇는 길이 3㎞에 왕복 4차로 규모의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된 바 있다.

김정은이 2018년 7월 신의주를 방문해 화장품공장, 방직공장, 화학섬유공장을 잇달아 시찰한 뒤 공장 현대화를 주문하며 신의주 개방을 다시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은 2018년 11월 직접 신의주시 건설 총계획을 검토하면서 신의주시 철도역과 의주 비행장, 도시 전력 공급망과 상수 체계 등의 인프라를 국제적 기준에 맞게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경 관문 도시답게 현대적이면서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웅장한 건물을 많이 짓고, 고층·초고층 주택과 호텔·백화점 등도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1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북중 국경이 봉쇄되면서 '국제경제지대'인 신의주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경 도로를 통한 왕래는 3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8월에 이뤄졌다.

임을출 경남대 국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신의주를 경제특구 성공사례로 만들려고 했지만, 핵문제에 따른 경제제재 등으로 정체되고 있다"면서 "북한도 중국 자본에 의존하는 것을 두려워해 완공된 신압록강대교조차 개통하지 않는 측면도 한몫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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