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교 문·이과 나누고 대학은 이공계 첨단학과 확대할 듯
  • 북민위
  • 2023-06-22 06: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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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교육선진화 방안을 채택하면서 향후 교육과정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18일 열린 제8기 8차 전원회의에서는 '교육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 조치'가 두 번째 안건으로 상정돼 채택됐다.

당 중앙위원회 비서 박태성은 안건 보고에서 "나라의 교육 구조를 선진교육을 줄 수 있게 고치며, 교육 내용과 방법을 세계적인 교육 발전 추세에 맞게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북한에서 최근 추진된 교육 혁신안이 전원회의에서 공식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20일 노동신문에 실린 교육 전문가 인터뷰 기사가 이번에 채택된 '교육사업 발전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사에서 차기철 교육위원회 부위원장 겸 교육연구원 원장은 "우리의 교육구조를 선진교육을 줄 수 있게 고치기 위한 이론 실천적 연구를 심화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성 비서의 전원회의 보고 발언과 일정 부분 겹치고 동일한 맥락이다.

기사에선 고등학교에 교과 선택제 도입 필요성이 언급됐다.

북한은 학교 전(前) 교육 1년, 소학교(초등학교) 5년, 초급중학교(중학교) 3년, 고급중학교(고등학교) 3년 등 12년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보통교육'이라고 한다.

장성옥 교육연구원 실장은 "보통교육 부문에서는 지역의 경제지리적 특성과 학생들의 소질과 개성에 맞게, 그리고 해당 학교의 현존 교원 역량과 교육 조건과 환경을 고려하여 문과, 이과, 예술, 체육, 기술 분야 등의 선택 교육 과정을 올바로 작성하고 실시할 수 있게 교육 구조를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통합교육 과정을 문과와 이과, 예술, 체육, 기술 등 교과 선택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똑같은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관심사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대학에선 이공계 첨단학과·융합학과 확대가 예상된다.

김순 김형직사범대학 부학부장은 당시 기사에서 인재 수요에 맞게 고등교육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특히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발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특출한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는 대학과 학과들을 더 많이 내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철 평양기계대학 실장은 "(각 대학이) 첨단학과와 경계학과(융합학과)들을 내오고 학과 통합정리를 실현하여야 한다"면서 "특히 공과 부문 대학들에서는 CDIO 교육과정 구조를 우리 식으로 혁신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립경제 실현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과학기술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 교육을 개편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조 실장이 언급한 'CDIO'는 착상(Conceiving)하고 설계(Design)한 후 실제 현장에서 제작(Implement), 운영(Operate)하는 공학교육 방식으로 현재 평양기계대학 등 일부에 시범 도입됐다.

정은미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1일 "현재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 수요와 교육 기관에서 배출하는 인재가 불일치한다는 게 북한 고민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첨단산업 발전에 맞춰 공과대학이나 경제학과 등 인재가 많이 필요한데 북한 교육 체질은 그런 인재를 못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재 수요에 맞춰서 교육에서도 이공계 인재를 더 많이 양성하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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