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가공품·서비스 수출 확대해야"…제재우회 시도
  • 관리자
  • 2017-01-04 10: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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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대 논문 "자원위주 무역구조 개선"…제재효과 시인 해석
"대외무역 다각화해야"…과도한 중국 의존도 낮출 필요성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유엔 제재로 석탄 등 광물 수출길이 막히자 가공품·서비스 수출 확대를 통한 외화벌이 '우회로' 마련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4일 입수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2016년 4호(지난해 12월 10일 발행)에는 '대외경제관계를 확대 발전시키는 것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의 중요 요구'라는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논문은 "대외무역, 수출 무역을 확대 발전시키는 것은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자금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서 큰 의의를 가진다"며 외화벌이의 중요성을 지적한 뒤 '무역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해 눈길을 끈다.

논문은 '가공품 수출과 기술무역, 봉사(서비스) 무역'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이는 "이전의 원료, 자원 수출 위주의 무역으로부터 2차·3차 가공품, 완제품 수출 위주의 무역을 진행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농·축산물이나 북한에 풍부한 연(鉛·납)·아연·마그네사이트·흑연·규석·희토류 등 광물 자원을 가공해 수출하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다.

논문은 또 상품 수출 위주에서 기술·서비스 무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며 "대외수송 봉사 및 관광 봉사 무역, 기술개발 봉사와 자문 봉사와 같이 과학자, 기술자들의 높은 실력에 기초한 여러 가지 형태의 지적봉사 무역"을 거론했다.

북한이 스스로 자원 중심의 무역구조를 개선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광물을 대체할 수출품목 확보에 고심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와 2321호에서 북한의 아연·희토류·금·바나듐광·티타늄광·은·동·니켈 등 수출을 금지하고, 최대 수출품목인 석탄에 대해서는 예년의 38% 수준으로 수출 상한선을 설정한 바 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제재 효과가 없다고 해 왔지만, 실제로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수출 품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논문이 기술자들의 '지적봉사 무역'을 언급한 것은 "단순 노동자의 3∼4배 이상을 버는 IT(정보기술) 등 기술인력을 많이 송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문은 "대외무역에서 일변도를 없애고 다각화하여야 한다"며 90%가 넘는 대(對)중국 교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뜻도 에둘러 나타냈다.

논문은 "(다각화는) 무역거래 상대국을 어느 한 나라에 국한시키지 말고 세계 여러 나라들에로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 것"이라며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자본주의 나라들과도 무역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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