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자 끌어올 '국가개발은행' 설립
  • 관리자
  • 2010-06-15 11:40:07
  • 조회수 : 2,951
北, 지난달 보즈워스 방북때 外資 도움 요청
 
북한이 외자를 유치해 국책사업에 투자하는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 외자유치 창구로 군부가 설립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대풍그룹)’을 지정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개발은행은 국제금융기구와 국제상업은행들과 거래하며 국가정책에 따르는 중요 대상(사업)들에 대한 투자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풍그룹은 대외경제협력기관으로서 국가개발은행에 대한 투자유치 및 자금원천을 보장하는 경제연합체로 활동하며 그룹 본부는 평양에 두기로 결정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조치는 북한 김정일이 내린 것으로 북한 최고지도부가 경제난 탈피를 위해 외자유치에 직접 나섰음을 알 수 있다.

북한 국방위는 이날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대풍그룹 이사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이런 결정을 하달했다.

 
대풍그룹 이사장에는 김양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상임 부이사장 겸 총재에는 재중동포 박철수가 선출됐다.
 
정부 당국자는 “국가개발은행은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시기 산업은행과 유사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IBRD)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금융기구의 차관과 해외 민간 금융기관들의 투자를 받아 이를 중요 국책사업에 투자하는 금융기관이라는 것이다.

대풍그룹은 북한이 1990년대 중반 자본주의 국가들로부터 외자를 유치하기 위해 설립했던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의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풍그룹은 북한 군부가 2006년 홍콩에 설립한 것으로 그동안에도 외자유치 활동을 벌여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기능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개발은행 설립은 2004년 박봉주 당시 내각 총리가 주도한 금융개혁안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노동당이 2005년 하반기 이후 제한적인 경제개혁 및 개방 조치를 후퇴시키면서 은행은 설립되지 못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외자유치에 주력해 왔으며 같은 해 12월 방북한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에게도 국가개발은행 설립과 외자유치를 위한 미국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봉현 기업은행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의 요청에 대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후 북-미 대화가 빨리 진행되지 않자 북한이 요구사항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 은행을 통해 대규모 외자가 들어가려면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어야 하고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와 은행들이 요구하는 투명성 등의 규범과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복잡한 관문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Donga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