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사들, 작년 싱가포르서 '스타트업 창업' 노하우 전수
  • 관리자
  • 2016-11-24 10: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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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스타트업 창업보육 전과정 체험…국가과학원 소속이라 밝혀
"경제특구 있으니 배우러 온 것으로 보여"…외화벌이 일환 관측
싱가포르, 10월부터 北 비자면제 대상서 제외…안보리결의 이행

(싱가포르=연합뉴스)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귀원 기자 = 북한 인사들이 지난해 스타트업(신생벤처)을 육성하는 싱가포르의 창업보육센터(BASH)를 체험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정부 산하 국영 벤처캐피털인 인포콤 인베스트먼트(Infocomm Investments) 관계자는 23일 현지를 방문한 연합뉴스 등 외교부 출입 기자단에 "지난해 9월부터 북측 인사 4명이 4개월 동안 머물며 BASH의 창업보육 지원 전체 과정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이들 북측 인사들은 국가과학원 소속이라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BASH는 인포콤 인베스트먼트가 약 2년 전부터 운영해온 스타트업 양성 기관이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무상으로 멘토링과 사무실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

인포콤 인베스트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양성기관 BASH


BASH는 '여기서 환상적인 스타트업을 만든다(Building Amazing Start-up Here)'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약 3개월에 걸친 엑셀러레이팅(accelerating)을 통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과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약 6~7개월에 걸쳐 인큐베이팅(Incubating·보육)을 지원한다.

북측 인사들은 특정 기술이나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스타트업으로서 직접 참여한 것이 아니라 BASH가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스타트업이 이를 통해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 과정을 학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의 싱가포르 창업보육센터 체험은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한 북한의 외화벌이 노력의 목적으로 관측된다.

IT 등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해 직접 외화벌이에 나서거나 아니면 사업 아이템을 매개로 경제특구 등에서의 투자유치에 나서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인포콤 인베스트먼츠 관계자는 "북측에서도 경제특구가 있으니 배우러 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싱가포르)에 올 정도이면 특권층이니 (돌아가서) 잘 지낼 것 같다. 그러나 연락은 잘 안 된다. 이메일을 보내면 답장은 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측 사람들은 하려는 의지와 기술, 학습능력은 뛰어났다"면서도 "북한 사람들은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언어(영어)와 사업구상을 시장화하는 능력의 부족"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그러나 연초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보리로부터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2270호)를 받고 있으며, 지난 9월 5차 핵실험을 감행해 안보리의 추가 제재 결의에 직면해 있다.

알렉스 린 인포콤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싱가포르 시내의 BASH에서 취재진을 만나 과거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사업에 나서는 방식을 벗어나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시작한다"고 밝히고 "지난 2년간 300개 정도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는데 이 중 190개 정도가 이제 안착해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스타트업의 높은 창업 성공률을 강조했다.

한편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지난 7월 말 이민국이 밝힌 대로 유엔 안보리 2270호 이행 차원에서 10월부터 북한을 비자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측 인사들은 싱가포르행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자 승인 절차를 받게 돼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린 인포콤 인베스트먼트 대표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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