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가정 컴퓨터 보급률 19%…15-49세 절반은 휴대전화 소유
  • 관리자
  • 2018-06-26 07: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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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휴대전화 보급(CG) [연합뉴스TV 제공]
북한 휴대전화 보급(CG) [연합뉴스TV 제공]
유니세프 北 일반 가정 조사…인트라넷 접속 가능 가정은 1.4%로 미미 
제왕절개 분만은 13%, 모유수유는 70% 이상…"北당국, 조사에 진지·공개적 태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북한 일반 가정의 라디오와 텔레비전 수상기 보급률은 각각 94.1%, 98.2%로 100%에 가깝지만, 컴퓨터는 18.7%로 뚝 떨어지고, 인트라넷(인터넷은 접속 불가)에 접속할 수 있는 가구는 1.4%에 그칠 정도로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한 설사병으로 영양실조 상태였다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은 북한 어린이와 엄마.
심한 설사병으로 영양실조 상태였다가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은 북한 어린이와 엄마.출처:https://weshare.unicef.org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지난해 북한 통계 당국과 함께 북한 전역에서 8천500 가구를 대상으로 여성과 어린이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종합지표를 조사, 지난 20일(현지시간) 북한 당국과 동시에 발표한 통계 자료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 자료는 북한 어린이의 발육 저해, 대변의 비위생적 처리로 인한 식수 오염과 그에 따른 어린이 설사병의 정도 등이 우선 주목받았다.

그러나 북한 일반 가정과 사회에 관해 파악하거나 입수하기 어려운 각종 지표도 이 통계에 포함돼 있어 앞으로 북한 사회 분석에 유용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북한에서 일반 가정의 컴퓨터 보유율은 20%가 채 되지 않지만, 15~49세 사이의 남녀 중 이 조사 실시 이전 3개월 사이에 컴퓨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남자 44.2%, 여자 32.8%로 나타났다. 직장 등에서 사용 경험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3일 북한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컴퓨터 학습을 하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15~49세 중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은 절반이 넘어 남자 55.7%, 여자 47.9%로 나타났다. 역시 이전 3개월 사이에 휴대전화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남자 88.8%, 여자 82.5%로 보유 비율에 비해 크게 높았다.

그러나 인트라넷의 경우 접속할 수 있는 가구도 미미하지만, 이전 3개월 사이 사용 경험도 남자 11.6%, 여자 5.2%일 정도로 매우 낮았다.

15~49세 남녀에게 9가지 컴퓨터 관련 활동을 제시하고 최소 한가지라도 해본 경험을 조사한 정보통신기술(ICT) 항목에선 남자 41%, 여자 30.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생후 1년 내 영아 사망 확률은 1천 명 당 12명, 5년 내 사망 확률은 1천 명 당 15명으로 조사됐다.

15~49세 기혼 여성 중 자신이나 배우자가 현대적이거나 전통적인 피임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70.3%에 이르고, 지난 2년 사이에 정상 출산한 15~49세 여성 중 제왕절개로 출산한 비율은 12.9%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북한 평양에서 스마트폰으로 북미 정상회담 뉴스를 보고 있는 한 시민 [평양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월령 12~23개월 영유아의 결핵 예방접종률은 99.6%, 경구용 소아마비 예방약을 3번째까지 투여한 비율도 98.9%에 이르는 등 영유아에 대한 주요 예방접종은 100% 가까이 이뤄지고 있다.

6개월 미만의 영아로 모유 수유만 하는 비율은 71.4%, 모유 수유를 주로 하는 비율은 77.9%로 나타났다.

어린이 교육과 관련해선, 7∼14세 취학 어린이의 93.3%가 성적표를 부모에게 보여주고 있고, 87.4% 학생의 성인 가구원이 학생들의 학업과 관련, 교사와 상담했다고 밝혔다. 73.3%의 학생은 가정에서 학교 숙제를 하는 데 부모 등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1∼14세 어린이 중 59.2%는 이전 한 달 사이에 부모 등 보호자로부터 체벌이나 심리적 벌을 받은 일이 있다고 답했다.

5∼17세 어린이 중 유니세프가 정한 특정 연령대 기준치 이상의 경제활동이나 가사, 위험한 작업 등을 한 아동노동 비율은 5.1%로 나타났다.

남북 의료격차(CG) [연합뉴스TV 제공]
남북 의료격차(CG) [연합뉴스TV 제공]

부부 폭력 문제와 관련해서는 15~49세 남녀 가운데 "부인이 말도 없이 외출하거나 아이 돌보기를 소홀히 하거나 남편과 다투거나 남편과 잠자리를 거부하거나 음식물을 태울 때 남편이 부인을 때려도 괜찮다"고 밝힌 응답자는 남자 7.6%, 여자 9.6%로 여자가 더 많게 나왔다.

유니세프의 카린 헐쇼프 동아시아 국장은 이 통계 자료를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9년 전 유사한 조사를 할 때 비해 이례적으로 "진지하고 공개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북한 당국의 태도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헐쇼프 국장은 또 기자들이 통계 수치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유니세프 전문가들이 이 조사의 설계에서부터 분석까지 관여하면서 북한 현지에서 북한 조사원들을 교육하고 다른 자료들과 비교도 했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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