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4-26 06: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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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회주의 체제 아래 평등하다고 선전해왔던 교육제도가 현실에서는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함승수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이 연구원이 숭실대에서 주최한 춘계 학술대회에서 "북한 사회의 뿌리 깊은 불평등은 교육을 통해 유지·재생산되고 있으며 북한 교육 자체가 구조적 불평등의 산물"이라는 시각을 제기했다.
북한은 김일성 집권 이래 모든 인민이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는 완전한 의무교육제를 시행하며 평등 교육을 지향한다고 선전한다.
그러나 함 연구위원은 "북한 교육정책은 시대를 거쳐 오며 다양한 불평등 기제를 내재화했다"며 "김정은은 경쟁을 용인하는 실용주의적 보편교육을 추구하고 있어 명문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자녀들을 과외시키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고, 개별지도라 불리는 소위 학원 형식 사교육도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사교육이 노골화하고 있다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특히 '엘리트 교육'은 김일성 시대에서 낡은 사상으로 폄하되다가 김정일 시대의 교육방침인 '수재론'에 힘입어 부활했다.
기초과학교육과 외국어교육의 중요성이 강화되고 '수재교육의 요람'으로서 제1중학교가 각지에 생겨났다. 또 김정일은 학교를 실력을 기준으로 '시군구역 제1중학교→도 제1중학교→평양 제1중학교'로 계층화해 능력에 따른 차별적 교육을 적극 도입했다.
함 연구위원은 제한된 교육자원이 제1중학교로 집중돼 교육 불평등 현상이 초래됐고, 제1중학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이 암암리에 활성화했다면서 "북한의 국가 중심적 교육 토대가 흔들리는 단초"가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현 김정은 집권기 들어 자본주의에 노출된 장마당 세대와 만나면서 '돈주'를 중심으로 더욱 공고화했다고 함 연구위원은 전했다.
그는 "지역마다 설치된 제1중학교, 영재학교의 인기, 평양의 학군 조성 등 교육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고 있다"며 "김일성 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같은 전통적인 최상위권 명문대학뿐 아니라 평양 외국어 대학 등 취업에 유리한 학교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평등교육이 점차 해체돼 실력주의 사회로 전환되는 과도기적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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