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5-15 07: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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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무력 도발을 일삼던 북한이 최근 눈에 띄게 잠잠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사일 발사도 최근 한 달간 없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나온 지도 꽤 됐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를 마지막으로 별다른 군사 도발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한미 '자유의방패' 연합연습을 전후로 단거리탄도미사일부터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 핵무인수중공격정 등 갖은 화력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이고 고체연료 ICBM까지 발사하며 긴장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더니 갑자기 조용해진 것이다.
'4월 내'로 여겨졌던 군사정찰위성 발사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정찰위성 제작 완성을 선언하고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를 지시했지만, 후속 동향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른바 정치·외교적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한미정상회담(4월26일)이나 한일정상회담(5월7일)을 겨냥해 도발에 나서리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 ICBM '화성-17형' 등을 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행동' 없이 '말'로만 반응했다.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 확장억제 강화를 담은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관영매체와 집회 등을 통해 반미·대남 비난 여론을 조성한 게 사실상 전부였다.
북한의 조용한 행보는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과 맞물려 더 주목받는다.
지난달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은 단 3건. 당 중앙군사위 회의(10일), '화성-18형' 시험발사 현지지도(13일)에 이은 국가우주개발국 시찰(18일)을 끝으로 관영매체에서 공개 활동이 전혀 보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조용한 것을 두고선 대규모 한미연합연습이 최근에는 진행되지 않아서라는 분석이 있다.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을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며 도발 빌미로 삼는데, 3월 '자유의 방패'와 4월 초 마무리된 한미 해군·해병대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 이후엔 맞대응할만한 한미 군사동향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김여정은 지난달 29일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며 "결정적인 행동에 임해야 할 환경"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춰 '워싱턴 선언'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질 때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 선언'에는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여정의 담화는) 한미가 합의한 SSBN 기항이나 전략자산 전개에 맞대응하는 형식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사상 최대규모로 진행되는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을 빌미로 삼을 수 있다.
아울러 오는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중요 계기로 거론된다.
신냉전 기류를 적극 이용하려는 북한이 북중러를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올 한미일 정상회담에 반발하는 모양새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홍 실장은 "(3자회담) 선언적 내용에는 아마 중국이나 러시아를 견제하는 이야기가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G7 결과에 맞춰서 행동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최근 농업·건설 등 경제 분야에 집중하면서 정치·외교·군사적으로 최대 효과를 낼 시점을 모색하고 있다고 봤다.
양 총장은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을 계기로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으로 대규모 행사가 열릴 전망이다.
또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경우 이달 24일로 예정된 한국 누리호 발사 일정을 의식해 경쟁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미사일 발사 등 도발하던 시기는 지났고 자신들의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군사적으로 필요성이 크지 않다면 굳이 무력시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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