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6-12 0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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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홍위병'으로 불리는 조선소년단 창립 77주년(6일)을 맞아 북한에서 각종 행사가 진행됐다.
8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조선소년단창립 77돌에 즈음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전국 소년 과학환상(공상과학·SF)문예작품 및 모형 전시회-2023'이 진행됐다.
'조선을 위하여 배우자'란 구호를 내세운 전시회에는 북한 각지 학생·소년들이 SF소설 '날아다니는 우표', 모형 '천하제일강국', '미래의 공업지구' 등 310여건의 SF 문예 작품과 모형 등을 출품했다. 단체 부문에서 평양시가 특등을 수상했고 함경북도가 1등, 평안북도·함경남도가 2등, 평안남도·황해북도가 3등을 차지했다.
북한판 보이스카우트·걸스카우트인 조선소년단은 만 7세부터 14세까지의 북한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실상 의무 가입하는 조직이다. 일제에 의해 강제 해산된 소년척후단조선총연맹이 1946년 3월 남한에서 대한보이스카우트 중앙연합회로 재건된 지 석 달 뒤에 발족했다.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산하인 소년단은 현재 300만 명 안팎의 단원을 거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소년단 상징인 붉은 넥타이와 스카프,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거수경례 등은 옛소련(러시아)의 소년조직 '피오네르(선구자)'와 유사하다.
소년단원들은 학습회, 연구·발표 모임 등을 통해 정치·사상 교양을 받는다. 과외 시간이나 방학 때 공장과 농촌, 건설 현장에 나가 예술선전대, 가창대 활동을 하거나 나무 심기 운동, 혁명·애국열사 가족 지원 활동도 한다.
김정은 체제 들어 북한에서는 매년 소년단 창립일에 맞춰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
이달 4∼6일에는 만경대·강반석·남포·새날 혁명학원 선수들이 참가하는 '혁명학원체육경기-2023'이 열렸다. 혁명학원은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다가 사망했다는 이른바 혁명가 유자녀를 당 간부 후보로 키우기 위한 특수 교육기관이다.
전국 각지 소년단원들이 최고지도자를 향한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의 편지를 계주 형식으로 평양까지 운반하는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행사도 최근 진행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났다는 백두산밀영에서 지난달 18일 출발한 모임에는 학습에 모범을 보인 각 도의 소년단원이 참가했다.
소년단 창립일인 6일에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에서 학생들의 종합공연 '고마운 우리 해님'도 진행됐다.
같은 날 평양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앞마당에서는 소년단이 '좋은 일하기 운동'을 벌여 마련한 방사포(다연장로켓) '소년호' 증정 행사가 열렸다.
좋은 일하기는 소년단원들이 파철과 폐품 수집, 봉사 활동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소년호'라는 이름이 붙은 탱크, 비행기, 함선 등을 군에 헌납하는 운동이다. 6·25 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평양제14인민학교와 함경남도 북청군의 소년단원들이 소년호 비행기와 탱크를 헌납하는 애국 운동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 대표들에게 일본 세이코 손목시계(5천개 추정)를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집권 이후 소년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김일성, 김정일에 비해 젊은 나이에 집권해 권력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김 위원장이 차기 홍위병 같은 새로운 친위대를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백두혈통' 4대 계승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신문은 지난 2017년 소년단 창립일에 모든 청소년이 김정은 위원장의 '아들딸'이 되어야 한다고 충성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연설에서 미국의 군사적 압박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제국주의자를 미워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년단이 아동의 강제 노력동원과 착취를 미화하는 데 활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수 동국대 교수는 "최근 위기와 긴장 국면이 조성되자 북한이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청소년들에 대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며 "우리 관점에서는 강요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조선소년단원들은 자발적으로 가입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 하는 조직에 가입해야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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