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6-28 06: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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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북한이 핵 개발 노선을 더욱 강화하고 북·러 협력 영역이 군사 부문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졌지만, 한·러 협력의 끈을 놓지는 말아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간 싱크탱크 니어(NEAR) 재단이 27일 서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과 동아시아의 함의'를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발표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국 외교에 주는 의의를 제시했다.
신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핵의 유용성에 대한 김정은의 확신은 강화됐을 것이며, 지구적 무력의 확보 및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전쟁 이후 중러 밀착과 동북아에서의 한미일 공조 체제 강화는 북한에 핵 개발 기회인 동시에 역내 진영 간 대립 구도 재건을 위한 기회라는 판단을 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탈냉전 이후 6자회담 참여 등으로 동북아 다자협력 구도를 지지하고 남북한을 모두 중시하며 북한과 군사적 관계는 맺지 않으려 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태도를 바꿀 가능성을 경계했다.
신 교수는 "전쟁 이후 북한의 적극적 밀착 행보에 따라 기존 러시아의 남북 등거리 외교가 지속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노동력을 매개로 한 북러 협력은 양국 실질 협력을 급속히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국을 지목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공급하기로 한 것을 안다고 지난해 10월 언급한 사례를 들며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협력을 철저히 자제해 왔지만, (이런 상황이) 러시아의 대북 군사협력 재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이런 변화가 중러 군사협력과 궤를 같이하며 북중러 군사협력 수준으로 발전할 경우 "북방 삼각과 남방 삼각 간 대립 구도"가 한반도 주변에서 재구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런 상황은 역으로 한국이 러시아의 취약한 지점에 적대적 행위를 취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는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쟁 이후 실질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가치동맹을 확고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러시아와 실질 협력 증진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기회를 발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여한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정치에서 '중립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유사한 가치를 지향하는 여러 우방국·다자기구와 '범 동맹주의'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동아시아 및 한반도의 전략적 급변사태에서 한국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진영은 현재 우크라이나 지원 주체와 거의 유사하다"며 한미동맹뿐 아니라 한미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으로 외교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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