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체연료 ICBM 위협 현실화하나…美본토 기습공격 능력 과시
  • 북민위
  • 2023-07-14 05: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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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의 2차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 본토를 기습공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의 위협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체연료 ICBM은 이동식발사차량(TEL)으로 이동이 안정적이고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은밀하게 기동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 발사 동향을 사전 식별해 선제타격하는 한미의 '킬체인'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이 전날 쏘아올린 화성-18형은 최대 정점고도 6천648.4㎞까지 상승해 거리 1천1.2㎞를 4천491초(74분51초)간 비행했다.

지난 4월 1차 시험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3단 로켓인 화성-18형의 1단부는 정상 각도로 발사됐고, 2·3단부는 고각으로 발사됐다. 그러나 최대 출력을 내 1차 발사 때 3천㎞ 이하였던 정점고도가 이번에는 배 이상 높게 올라갔다.

장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1차 때는 '시간지연 분리 시동방식'을 통해 미사일의 최고속도를 줄인 후 2단 로켓을 점화했으나, 이번에는 '시간지연' 없이 미사일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2단 로켓을 점화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두 차례 모두 1단만 정상 각도로 발사한 데 대해서는 "신형 중대형 고체로켓모터에 대한 기술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일 수도 있고, 요격 무력화 차원의 복합궤적 운용기술 확보 차원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1차 시험발사 때는 첫 시도인 점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설계 목표상 최대치를 구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1차 시험발사는 처음이다 보니 제한적으로 시도했을 것"이라며 "1차 때 큰 문제가 없었으니 이번에는 최대출력으로 최대사거리를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북한은 기존 화성-15·17형을 시험발사할 때도 1차 발사 때는 최대 고도보다 낮게 발사했다가 큰 문제가 없으면 최대출력으로 발사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화성-18형에 적용된 고체연료의 종류와 엔진 노즐부에 적용된 소재, 정점고도, 비행시간 등으로 볼 때 북한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기술이 상당히 도약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북한이 공개한 화성-18형 2차 시험발사 사진을 보면 엔진부의 화염이 붉은빛을 띠며 치마 모양으로 넓게 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화염이 치마 모양으로 퍼지는 것은 고체연료 연소시 분출되는 화염의 전형적인 모습이고, 붉은 기가 도는 것은 고체연료로 성능이 좋은 NEPE(Nitrate Ester Polyester)가 사용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NEPE를 태우면 질산에스테르로 인해 화염이 붉은빛이다. 기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인 '북극성' 시리즈에 사용된 HTPB(Hydroxyl-terminated polbutadiene)가 연소할 때는 하얀색 화염이 분출된다.

고체연료로 ICBM급 사거리를 내려면 출력이 좋은 NEPE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도 NEPE를 고체연료 ICBM에 사용하고 있다.

화성-18형이 70분 이상 장시간 비행했다는 점에서 엔진 노즐목(Throat)에도 내열성이 강한 탄소-탄소(C-C) 고성능 복합재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7년 8월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시찰했는데 당시 C-C복합재로 만든 탄두의 첨두부와 엔진 노즐목이 공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7년 이전부터 ICBM에 사용하기 위한 고성능 복합재를 연구했으며, 그 결과물이 화성-18형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고성능추진체인 NEPE 적용과 고성능복합재로 만든 엔진 노즐부 개발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해진 것으로 본다"며 "상당히 빠른 발전"이라고 말했다.

북 "어제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김정은 현지지도
                                   북 "어제 ICBM '화성-18형' 시험발사"…김정은 현지지도

이번 발사를 통해 성능을 최대로 구현했을 때의 데이터를 수집하려 한 흔적도 엿보인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공개한 2차 시험발사 사진을 보면 1차 발사 때와 달리 탄두부 좌우 측에 달린 안테나가 확인된다"며 "북한도 최대 성능을 냈을 때 데이터를 수집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상 각도 발사와 고각발사를 섞어 쏜 화성-18형의 정점 고도가 6천㎞를 넘겼다는 것은 정상 발사 시 최대 사거리가 1만5천㎞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북한에서 발사한 화성-18형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체연료 ICBM은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고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싣고 발사 위치를 변경할 수 있어 정찰 위성 등으로 발사 움직임을 탐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우리 군의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수 있으며, 미국에도 군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은 "두 번째 시험발사의 성공을 통해 북한이 고추력 중대형 고체로켓 추진체 개발 및 기술을 검증했다는 것이 중요한 메시지"라며 "미국으로서는 북한 ICBM에 대한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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