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07-13 06: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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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정상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된 ICBM은 고도 6천㎞까지 치솟아 약 1천㎞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미군의 대북 정찰활동을 비난해 온 북한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ICBM 역량을 과시하며 무력시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15일 한미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에 반발하며 쏜 이후 27일 만이며,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합참은 북한 ICBM의 비행시간과 최고 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일본 정부는 북한 ICBM의 최고 고도가 6천㎞를 넘고 역대 최장 시간인 약 74분간을 날아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약 250㎞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탄두의 무게 등에 따라서는 최장 사거리가 1만5천㎞를 넘어 미국 전역을 사정거리에 둘 수 있는 것으로 일본 방위성은 추정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ICBM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화성-18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다.
정점(최고) 고도만 보면 액체연료 ICBM인 화성-17형과 거의 같지만, 비행 궤적이 지난 4월 발사한 화성-18형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비행 궤적과 단 분리 형태 등이 화성-18형과 유사했다"면서 "일단 화성-18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한미가 제원을 정밀 분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화성-18형이 정점 고도 6천㎞를 넘었다면 군사적 측면에서 한미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체연료 ICBM은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어 기습 발사에 용이해 북 미사일을 탐지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이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이번 ICBM 발사는 미군 정찰기의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은 도발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10∼11일 미군 정찰기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세 건이나 발표하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다'는 등 위협한 바 있다.
이에 우리 군은 "미 공중감시정찰자산의 한반도 주변 비행은 통상적인 정찰활동"이었다며 북한의 주장을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침범했다고 주장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은 통상 무해통항권(선박이 연안국의 안전과 질서를 해치지 아니하는 한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는 권리)이 인정되는 공해로,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는 '전승절'로 크게 기념하는 7·27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해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ICBM 발사 직후 현지에서 화상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북한의 불법 행위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며 "한미 핵협의그룹 회의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하면서 "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에도 한미일 3국간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미사일 정보만 걸러내 한미일이 공유하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사안이 있어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가 가동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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