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경북도 무산군에 주둔 중인 북한군 국경경비대 27여단 소속 군인 1명이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국경경비대는 이번 사건 발생 직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는데, 이로써 한때 해당 국경 지역에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군 소식통은 11일 “지난 5일 밤 무산군 두만강 하류 인근 숲속의 잠복초소에서 잠복근무 중이던 27여단 소속 20대 남성 군인이 초소에 무기를 두고 탈영해 강 건너 중국으로 넘어갔다”며 “감시카메라를 통해 이를 감지한 대대 지휘부가 즉시 4명의 대원을 보내 추적 작전을 벌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대 남성 군인 A 중급병사(우리의 상병에 해당)는 중국 쪽 강기슭에 도착해 야산으로 향하던 중 뒤쫓아온 4명의 국경경비대 군인들에게 붙잡혀 탈영 6시간 만에 부대로 강제 압송됐다.

이후 이어진 군 보위부 조사에서 A 중급병사는 함께 조를 이뤄 초소에 나온 상급 군인이 잠복근무에 투입된 지 10분 만에 사택에 잠시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탈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탈영 동기에 대해서는 평소 소대장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서라며, 복수심을 품고 중국으로 도주해 잠시 몸을 숨긴 후 소대장이 처벌받거나 제대되게 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는 계획이었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조사 과정에서 다른 병사들도 상급들로부터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한다면서 이 때문에 병사들의 불만이 켜켜이 쌓여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북한 군 내부의 고질적인 가혹행위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 보인 사례로 국경경비대 병영 문화 개선 등에 관한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군인 탈북이 발생한 무산군 소재 부대는 병사들의 불만 해소를 위해 관리체계를 재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국경경비대 27여단 지휘부는 국경경비 강화를 위해 한 달간만 초소 근무 교대 시간을 기존 2시간 3교대 근무에서 1시간 다교대로 바꾸는 긴급 조치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런 가운데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압송된 중급병사는 향후 약 3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고 군 노동연대에 보내져 그곳에서 생활제대(불명예 제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중국 변방대는 중국 측 두만강 기슭에서 벌어진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데 따라 사건 발생 이튿날인 6일 북측에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때 해당 지역에 다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중국 현지 지인의 말을 인용해 “사건 발생 직후 중국 변방대는 한밤중 두만강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촌장과 부녀 주임을 통해 국경 마을 주민들에게 전달했고, 마을 방송으로도 같은 내용을 공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