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3-10-19 08: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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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북한 시장 쌀 가격이 2주 만에 폭락했다. 곡물 수입이 확대된 데다 최근 수확이 완료된 옥수수가 시장에 풀리면서 북한 시장 곡물가 하락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평양의 한 공식 시장에서 쌀 1kg은 4900원에 거래됐다. 평양 시장의 쌀 가격이 1kg에 4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일 평양 시장의 쌀 가격이 1kg에 64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23.4% 하락한 것이다. 북한 시장의 쌀값이 짧은 기간에 이렇게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본보가 정기적으로 북한 시장 물가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다른 지역의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쌀값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5일 기준 양강도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51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일 혜산 시장의 쌀값은 7000원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2주 만에 27.1% 하락했다.
시장의 강냉이(옥수수) 가격도 하락했지만, 쌀보다는 하락폭이 작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5일 평양 시장의 옥수수 가격은 1kg에 2450원으로, 지난 1일 조사 당시 가격(2900원)보다 15.5% 하락했다. 이밖에 신의주와 혜산 시장에서도 옥수수 가격은 2주 만에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이상 오름세가 계속됐던 북한 곡물 가격이 최근 2주 만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 등 해외로부터의 곡물 수입 증가, 양곡판매소의 곡물 판매량 확대 등 여러 요인이 중첩된 결과로 보인다.
복수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러시아로부터 밀 수입을 크게 확대했다. 러시아에서 수입된 밀은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고 북한 당국도 밀 소비를 권장하고 있다.
본보는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이달 초 각 구역 인민위원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 혁명 활동(북러 정상회담)으로 러시아에서 밀 수입이 확대됐다고 밝히며 주민들에게 밀가루 음식을 장려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는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한 바 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곡물량이 증가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북중 무역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달까지는 건설 자재나 양말, 의류 등이 대북 수출품의 상당량을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 쌀이나 옥수수 등 곡물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곡물 수입이 증가한 것에는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9월 평균 곡물가격지수는 126.3포인트로 1년 전(147.9포인트)보다 21.6포인트(14.6%) 낮았다.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도 평균 121.5포인트로 1년 전 같은 기간(136.1포인트)보다 14.6포인트(10.7%) 낮았다.
이밖에 지난달 초까지 수확이 끝난 옥수수에 대한 국가 의무 수매가 최근에 완료되면서 햇강냉이가 시장에 풀린 것도 시장 곡물 가격 하락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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