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양로원 확대하며 체제 선전에 노인들 동원…주민들 ‘눈살’
  • 북민위
  • 2025-03-06 07: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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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촌 리(里) 단위에도 양로원 같은 노인 복지 시설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黨)에서는 이 같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을 체제 선전에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최근 농촌 지역에도 가정집을 개조한 작은 규모의 양로원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체로 리당(里黨)과 가까운 곳에 있는 건물을 개조해 부양할 자식이 없는 무의탁(無依託) 노인들을 데려다 생활하게 하는 식”이라고 전했다.

북한에도 노인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도·시·군 단위에 설치됐던 양로원이 최근에는 리 단위에도 설치되는 등 전국적으로 양로원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설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어서 노인들의 출신 직업과 직책, 사회적 공로 등에 따라 입소 우선순위가 차등적으로 부여되고, 이에 예컨대 일반 기업소 노동자 출신 노인은 양로원 입소가 어려운 실정으로 알려졌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곽산군의 리(里) 단위에 설치된 한 양로원에는 현재 8명의 노인이 리당위원회 선전실을 개조한 양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재 이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은 군(郡) 물자 공급소를 통해서 제공되는 식료품과 생활용품은 물론 의료 지원도 무상으로 받고 있어 양로원 생활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로원에서 생활하면 최소한 끼니 걱정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을 체제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노인들은 주기적으로 지역에서 진행되는 충성의 노래 모임이나 조직별 강연회 등에 동원돼 사회주의 체제와 최고지도자의 애민 정책을 선전한다. 그러나 노인들이 이런 체제 선전에 동원될 때마다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린다고 한다.

소식통은 “양로원의 노인들은 선전대처럼 여러 조직에 끌려가서 ‘당의 배려 덕분에 나이가 들어도 아무 걱정 없이 살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드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며 “힘도 없는 노인들이 이런 선전대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안쓰럽고 안타깝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국가가 양로원 같은 시설을 많이 만들어 돌봐줄 사람이 없는 무의탁 노인들을 생활하게 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그런 노인들까지 선전대로 적극 이용하는 것은 좀 너무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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