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민위
- 2025-03-05 08: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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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자강도 국경 지역에서 사전 승인된 국가밀수를 진행하던 밀수꾼들과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단속을 벌인 국경경비대 29여단 소속 군인들이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소식통은 “지난달 하순 자강도 보위국과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에서 승인한 국가밀수가 자강도 국경 지역에서 진행되던 중 29여단 소속 군인들이 이를 알지 못한 채 단속에 나서면서 충돌이 발생했다”며 “지휘체계의 혼선으로 군인들이 사전에 정보를 전달받지 못한 채 단속을 강행하면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밤 11시경 자강도 자성군 압록강 기슭에서 밀수꾼들이 중국 대방(무역업자)과 불빛 신호를 주고받으며 의약품과 전자기기 등 물품을 넘겨받기 위해 대기하던 중 초소 잠복근무 중이던 29여단 소속 군인 2명에게 적발됐다.
해당 밀수는 국가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은 국가밀수였으나 이를 불법 밀수로 오인한 군인들은 적발 즉시 경고 사격을 가했고, 깜짝 놀란 밀수꾼들은 압록강 기슭을 따라 황급히 도망쳤다. 군인들도 곧바로 중대에 상황을 보고한 뒤 추격에 나섰다.
결국 밀수꾼 1명이 추격해 오던 군인들에게 붙잡힐 위기에 몰렸다. 위협을 느낀 밀수꾼은 “국가 밀수인데 너희는 통보도 못 받았느냐”며 주변에 있던 돌을 집어 던졌고, 쫓아오던 군인 2명 중 1명이 그 돌에 맞아 쓰러졌다. 이에 다른 군인 1명이 실탄 사격으로 대응해 밀수꾼도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보고를 받고 달려 나온 중대 군인들이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수습하면서 일단 충돌 상황은 일단락됐다. 다만 압록강 건너편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던 중국 대방이 자취를 감추면서 예정됐던 국가밀수는 결국 무산됐다.
이번 사건으로 국경경비대 29여단은 국가보위성의 문책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승인된 국가밀수를 방해한 데다 단속 과정에서 불필요한 충돌을 초래해 중국과의 관계에서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사건 발생 12시간 전, 도 보위국과 도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이 29여단 지휘부에 국가밀수 관련 협조 통보를 했으나 지휘체계의 혼선으로 초소 군인들에게까지 이것이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국경경비대 29여단은 사고가 발생한 압록강 연선 1km 구간을 봉쇄하고 추가 초소를 배치해 단속을 강화하도록 조치했다”며 “또 작전 실패에 대한 문책으로 당일 현장 초소 근무 중이던 2명의 군인에게 계급 강등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세관을 통하는 정식 무역 외 밀무역으로 제재 품목들을 반입하고 있다. 이런 밀무역은 국가밀수 즉, 철저히 국가의 승인을 받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의 밀무역은 북중 접경 지역에서 비밀리에 조용히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국가적 차원의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측에서 접경 지역에서의 밀수 통제를 한층 강화할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29여단 내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전히 책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군인들 속에서는 ‘잘못은 몽땅 여단에서 했는데 말단 군인들만 희생양이 됐다’, ‘지휘부가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벌어진 일인데 책임은 아래에서만 지게 됐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누가 명령을 믿고 복종하겠느냐’는 등 무책임한 지휘관들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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